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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라소니 (싸움꾼)

文奉志洪 2 335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게 한
뭉크미술 원장님이 보내주신 작품입니다.

제목 :  아서라
지은이 : 文奉志洪

제 9 화 : 스라소니 (싸움꾼)

기영이의 기억으로는
엄마는 단 한 번도 야단을 치신 적이 없다.

5살이 되면서 태권도와 검도를 배우는 것이 당연한줄 알았다.
7살이 되자 아빠는 유도와 권투를 배워야 진정한
남자라고 나를 타일렀다.

8살이 되어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초등학교 일학년 이지만 졸업반 형들도 나를 건드리지 않았다.
또래들은 내가 아무 말을 안 해도 수업이 끝나면
가방과 신발주머니를 집으로 가져다놓았다.
체육관 4곳을 들려 집에 오면 밤10시다.

중학생이 되자 나와 어울리는 친구들을 상대로
고등학교 형들이 싸움을 걸었지만 결과를 먼저 이야기하면
여수에서 나와 친구들에게 시비를 건 다는 것은
불행을 자초하는 일이다.

주말이 되면 아빠와 나는 두 대의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을 다니면서 무인들과 수많은 대련을 했다.
각종 무술에 끌린 내가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 한다고 하자,
아빠는 내게 그동안 가슴에 간직하고 살았던
비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야기를 듣고 나서 분노로 날 뛰는 나를 엄마가 달랬다.
모든 것은 때가 있고 아직은 그 때가 아니며,
험난한 세상에 17살로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고 했다.

섣불리 행동했다가는 엄마아빠와 같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엄마는 배가 고프면 탈곡하고 난 논에 떨어져 있는 나락을 주워
절구로 찧고는 물로 조심스레 으깨진 나락을 흘려보내고 남은
쌀가루로 죽을 쑤어먹을 수 있는 가을이 좋았다고 한다.

기와집에 배 두 척을 가진 외할머니 할아버지가 의문 속에
실종 되면서 고리대금업자에게 집과 배를 빼앗긴 엄마는
학교를 자퇴하고 먹을거리 걱정을 해야만 해
일찍 해녀가 되기 위한 물질을 배웠다고 했다.

엄마가 20살이 되던 해에
이장이 찾아와서는 외조부사망신고를 하자고 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호적을 정리했다고 하면서 호적등본에
박복례라는 이름을 손으로 짚더니
이제 부터는 세대주라고 주민세를 내야 한다고 했다.

이장은 자신이 잘 아는 총각이 있는데 선을 한번 보자고
연이어 졸라 읍내 다방에 나갔다.

단발머리에 빨간 립스틱을 연하게 바르고
검정치마에 흰 블라우스를 입고 갈색 단화를 신었다.

남자는 검정구두에 검정바지 흰 와이셔츠를 입고 나왔다.
수수한 복장이었지만,
훤칠한 키에 선한 인상이 복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두 사람은 촌 띠기 같은 복장으로 차를 마시고
여수에서 가장 비싼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남자는 고아원 출신이라 부모가 없다고 했다.
복례도 부모가 없고 외톨이라는 외로움을 이유로
생명을 잉태하고 가정을 이루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선을 보고 두 달 후에
성공, 재물, 희망 따위는 생각해 보지도 않고
혼인 신고와 결혼식을 하고 작은 식당을 차렸다.

낮에는 식당일로 바빠 밤에 물질을 하면서
신선한 해산물을 공수하자 제법 단골이 늘어났다.

식당일이 바빠지자 복례는 이마에 장착하는 후레쉬 불을 켜고
야간 물질을 나가 잠수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부지런한 성격의 남자는 복례가 너무 고생한다며
배를 한척 사자면서 모자라는 돈을 읍내 고리대금업자에게 빌렸다.
만선에 재미를 느낀 남편은 삼일 이상 걸리는
먼 바다로 나갔다가 풍랑을 만나 돌아오지 못했다.

박복한 년이라고 자신을 탓하며 몇 날을 울면서 지냈다.
고리대금업자들이 찾아와 남편이 인장을 찍은
식당보증담보 대출서류를 보여주면서
협박을 하자 식당을 넘겨야했다.
다시 생활고에 쫒기며 낮에는 설거지 일을 하면서
밤이 되면 야간 물질을 나섰다.

어둑해지면 잠수복을 입고 해변에서 30m 정도
나가면 갑자기 수심이 20m에서 수십m까지 연결된 깊은
해안이 형성되는 곳이라 해녀들이 없었다.
그곳에서 해삼과 대왕문어가 나왔다.

두 시간 물질로 전복과 문어 두세 마리는 기본으로
건질 수 있어 복례는 위험하지만 이곳을 택해 물질을 했다.

잠수복을 입고 야간 등이 들어오나 확인 해 보고
부표와 그물망을 바다에 띄우고 천천히 앞으로 나갔다.

멀리 있던 통통배가 수심이 깊은 복례 쪽으로 향하다가
갑자기 멈추더니 커다란 자루를 두 명이 들어서 바다에 던지고는
왔던 방향으로 다시 되돌아갔다.

복례는 어떤 어부가 몰상식하게 쓰레기를 바다에 버린다고
생각하니 울화가 치밀었다.

쓰레기 더미가 깊은 바다에 가라앉기 전에 꺼내자는
생각이 들었다.
수경을 쓰고 숨을 깊게 들이 마시고는 쓰레기를 향해 빠르게
잠수해 가라앉는 자루를 잡고는 머리에 쓴 등을 밝혔다.

자루 밖으로 나온 검은 물체 끝에 구두가 보였다.
복례는 오리발에 젖 먹던 힘까지 모아 물을 발로 차면서
물살을 가르고 급하게 수면으로 올라왔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어둠속에 파도만 일렁였다.
물 위에 떠있는 부표에 의지하여 부대 자루에 묶여 있는
무거운 쇳덩이를 제거하고 나서 작은 칼로 부대를 갈랐다.

놀랍게도 피투성이의 남자가 얕은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여기까지 이야기하던 복례는 말문이 막혀
눈물만 흘리면서 다음 이야기는 아빠에게 들으라고 했다.

아빠를 기다리던 기영이는 검은 헬멧을 쓰고
오토바이의 속도를 최대한 높여 여수 앞바다를 질주했다.

끝없이 보여 지는 수평선 서편 끝자락에 붉은 태양이 이글거리며
분노를 감추려 한다.
잠시 뒤 사라지면 내일은 동쪽에서 희망의 빛으로 뜨리라.

태양을 바라보며 새날은 불신으로 시작될 거라는 것에
기영이는 분노로 몸을 떤다.
2 Comments
스토리장 01.01 11:26  
선천적인 재능이 있었나 봅니다.
2025년이 밝아 왔습니다.
희망차고 고운 일들이 전개 되었으면 합니다.*^^*
문봉지홍님도 강건하시고 가내 두루 편안 하십시오.*^^*
文奉志洪 01.01 18:24  
누구나 한 가지 재능은 가지고 있다 합니다.
아마 기영이는 운동에 자질이 있었나 봅니다.
을사년 좋은 일만 있었으면 합니다.
스토리장님도 푸른 뱀처럼 감동적이고 약동적인 한 해 맞이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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