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흔적
文奉志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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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4
2021.01.14 10:29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면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 길벗님의 작품입니다.
제목; 안녕이라고 말 하지 마. <**연재소설**>
지은이 : 서울바른플란트 (文奉志洪)
제 91화 : 삶의 흔적
혜민은 장우에게 채팅이나 연락할 틈도 없이 엄마 아빠 이모를 따라
이란 행 비행기를 탔다.
태어나서 처음 타는 비행기다.
혜민은 이모와 나란히 앉았다.
엄마와 아빠보다 이모가 더 친숙하고 편해서다.
비행기가 이륙하자 혜민의 부모님은 여독과 시차로 인한 피로에 잠이 드셨다.
혜민은 창가에 앉아 작은 창으로 아스라이 먼 푸른 산과 바다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작가인 관계로
제자인 장우와 채팅하는 작은 공간에서 장우에게 듣던
전생의 공주라는 표현이 시간이 가면서 사실이라는 것에 믿음이 생겼다.
장우는 연락이 안 된다는 이유 하나로
이성을 잃다시피 사부인 자신을 찾아 방황하며 애태울 것이다.
남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며 작은 참견도 여러 번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자신이 무슨 까닭에 장우의 글을 보고 주제넘은 충고를 했나를 생각한다.
이미 정해진 숙명의 힘으로 꼬리말을 남기게 되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천상의 오묘한 섭리에 탄복한다.
이모가 혜민을 보며, “얘 너 비행기 처음이지”
“네,”
“ 왜 일등석은 좌석도 넓고 빈자리가 많은데 엄마 아빠와 대화하면서 가지”
“이모 옆이 편해요 ”
8년이란 세월을 부모와 떨어져 생활한 것도 있었지만
최근에 반복된 꿈으로 인하여
자신이 가까이 하기에는 부모님 곁이 어울리지 않는 자리라는
불편함을 느꼈다.
정으로 사는 인간세상을 적응하려 하는데 꿈으로 모든 기억을 되짚어 준 것은
조만간 자신에게 나타날 천상의 일을 준비하라는 계시로
느껴지자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부모의 정이나, 친구의 우정이나, 많은 친척도 없는 것이
지금은 오히려 홀가분하게 세상의 정을 놓을 수 있다는 것에
안도감을 가져왔다.
지난 시간이 너무나 아름다워 지우고 싶지 않은 추억이 되었다.
나중에 천상에서도 기억할 수 있게 간직하고 싶어 이모에게 말을 건다.
“이모, 나 가르친 과외선생님 실은 처음부터 내가 아는 사람이었어.”
“뭐 정말 우연이니? 아니면 둘만의 연극이었니?”
“들어 보실래요”
좁은 창으로 구름을 스치며 비행기가 고도를 높였다.
밑으로 검은 구름이 보이고 친숙한
천둥과 번개, 기회와 망각이 순간의 자락을 타고 창가를 배회하며
우르릉 쿵쾅 소리를 내며 뛰다 공주를 알현하고 문안 인사를 한다.
이모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벼락과 뇌성의 소리를 듣고 반응했다.
“날씨가 갑자기 왜 이러지”
혜민은 미소를 감추고 번개와 천둥에게 눈인사로 답례하고는 조용히 하라고 했다.
“이모”
“어느 날 제가 <둘이서 나누기에는 너무나도 화려한 영광>을 연재하다
어떤 사람의 시를 보게 되었는데 철자가 틀렸더라고요/
그래 제가 서너 가지를 수정하라고 꼬리말을 남겨 지적을 했어요.“
“상대는 막무가내로 자신을 가르쳤으니 저를 사부로 모신다고 했고요.
장난하는 실없는 사람으로 치부한 저는 대꾸를 안했는데,
그 분은 자신의 인생을 걸고 저를 찾았어요.
끝내 제 마음을 움직여 우리는 홀수 날만 택해 2시간씩 채팅을 했죠.“
“그리고는 이모를 속이고 가정교사로 왔구나”(이모가 반색을 하고 묻는다)
“아니요”
“우리는 둘 다 청소년의 혈기를 다스리지 못해 상대가 모르게
서로를 확인하려고 많은 시간을 공들여서 접근했답니다.
그 분은 제가 국무총리 상 받는 저를 지켜봤고,
저는 그 분의 졸업식 장면을 몰래 보고 서로를 가슴에 간직했어요.
채팅으로는 전혀 상대를 모르는 사람인척 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분이 제 앞에 선생님 자격으로 우리 집을 오신 거였어요.“
“이난영 교수님 결혼식장에서 그 분의 고등학교 친구가 우리 사이를 연결한 것을
알게 된 것이고요,“
“그 후부터는 이모도 아시지요.
서로는 채팅할 때와 얼굴을 마주할 때 전혀 다른 사람처럼 만났어요
이모와 같이 명동 나들이도 했고, 저하고 세상 구경도 했고, 이모 화랑도 같고,
경복궁도 노닐었고, 2년 만에 처음 12시 넘어 새벽 채팅도 해보고,
상대가 하는 말(글)은 전부 기억했다가 서로에게 되돌려주는 가식을 서슴없이
기쁨으로 충만케 했어요.
전 비교적 순수한 마음으로 상대를 속였지만,
그 분은 항상 사실을 전달함으로 꾸밈없이 제 마음을 사로잡아 갔어요.“
“혜민아, 이모한테 사랑고백 하냐? 호호호”
“이모”
<이승의 삶에는 규칙이 있어요.
엄마와 아빠의 사랑이 있어야 존재가 결정되고,
태어난 모든 이들은 끝없는 주위의 헤어짐을 지켜보다가 자신도 돌아가야 하는 거죠>
<이승에는 단계가 있어요.
학문의 깊이처럼 처음을 넘어야 하는 거죠.
절대 기지 못 하면 걸을 수 없어요.>
<이승에는 진실이 있어요.
내가 알던 모르던 상대를 속이거나 이해하지 못 하면
상대를 잃어버리거나, 자신을 영원히 아프게 해요.>
<이승의 삶에는 규칙이 있어요.
존재하는 모든 것에 감사드려야 해요.
어느 날 찾으려 하면 볼 수 없듯이, 우리의 소중한 추억도 사라지니까요.>
“혜민아, 선생님하고 사랑싸움 했니?”
“이모, 우리가 사는 현제의 삶을 한 단어로 표현하라면 어떤 단어가 떠오르세요.”
“글쎄다”
“그 분은 아득히 먼 옛날 제게 <정>이라 했어요”
<정이 무엇이요?>
<같이 있어도 아쉽고 떨어져 있어도 부족한 것이 없는 것입니다. >
<저 곳에 갈 수 없나요?
천상에서는 아무도 가려하지 않아요 저 곳은 너무나 서로를 아프게 하거든요/
너무나 아름다워요. 저 곳에 가게 해 주세요 장군님>
둘만 아는 천상의 대화를 혜민은 떠올렸다.
“이모, 전생을 믿으세요?”
“요즘은 새로운 학문으로 과학적인 증명을 하려고 하니까/ 글쎄?”
“얼마 전 이모가 그리신 작품 어떻게 구상하셨어요.“
“특이한 제안이라 전시회 때문에 기억을 못 했는데.... 어려서 들판에서 뛰는
너를 모델로 해서 나비 잡는 소녀를 그린 작품 기억나지 /“
“예”
“미완성그림을 화랑에서 인부가 옮기다 창가에 세워 두었는데 내가 커피를 마시다가
태양에 반사되어 나풀대는 나비를 보고 그 자리서 스케치하고는 바로 완성했지/“
“그림을 그릴 때는 몰랐는데 완성하고 나니까 소녀의 모습을 벗고 성장한 숙녀가 된
너를 그렸다는 것을 알았어“
“이상한 것은 그 작품을 건네면서 네 과외선생이
이 작품의 주인이 될 수 없다는 환각이 드는 거야?“
”마치 영혼이 담겨 누군가를 지켜주고 싶은 염원이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아
잠시 두려웠었지/“
“ 그 작품이 내 생의 걸작이라는 생각으로 나를 흥분 시키는 거야”
이모의 말을 들으면서 혜민은 소망을 떠올린다.
장우가 소장하지 못하는 그림이라면...
그 그림을 소장할 충분한 자격이 소망에게 있다고 인정한다.
자상하고 지적이며, 우아하고 겸손하여 모든 사물을 따뜻하게 감싸 그 깊이를 보는
안목이 장우와 혜민을 이해하리라 믿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 길벗님의 작품입니다.
제목; 안녕이라고 말 하지 마. <**연재소설**>
지은이 : 서울바른플란트 (文奉志洪)
제 91화 : 삶의 흔적
혜민은 장우에게 채팅이나 연락할 틈도 없이 엄마 아빠 이모를 따라
이란 행 비행기를 탔다.
태어나서 처음 타는 비행기다.
혜민은 이모와 나란히 앉았다.
엄마와 아빠보다 이모가 더 친숙하고 편해서다.
비행기가 이륙하자 혜민의 부모님은 여독과 시차로 인한 피로에 잠이 드셨다.
혜민은 창가에 앉아 작은 창으로 아스라이 먼 푸른 산과 바다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작가인 관계로
제자인 장우와 채팅하는 작은 공간에서 장우에게 듣던
전생의 공주라는 표현이 시간이 가면서 사실이라는 것에 믿음이 생겼다.
장우는 연락이 안 된다는 이유 하나로
이성을 잃다시피 사부인 자신을 찾아 방황하며 애태울 것이다.
남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며 작은 참견도 여러 번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자신이 무슨 까닭에 장우의 글을 보고 주제넘은 충고를 했나를 생각한다.
이미 정해진 숙명의 힘으로 꼬리말을 남기게 되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천상의 오묘한 섭리에 탄복한다.
이모가 혜민을 보며, “얘 너 비행기 처음이지”
“네,”
“ 왜 일등석은 좌석도 넓고 빈자리가 많은데 엄마 아빠와 대화하면서 가지”
“이모 옆이 편해요 ”
8년이란 세월을 부모와 떨어져 생활한 것도 있었지만
최근에 반복된 꿈으로 인하여
자신이 가까이 하기에는 부모님 곁이 어울리지 않는 자리라는
불편함을 느꼈다.
정으로 사는 인간세상을 적응하려 하는데 꿈으로 모든 기억을 되짚어 준 것은
조만간 자신에게 나타날 천상의 일을 준비하라는 계시로
느껴지자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부모의 정이나, 친구의 우정이나, 많은 친척도 없는 것이
지금은 오히려 홀가분하게 세상의 정을 놓을 수 있다는 것에
안도감을 가져왔다.
지난 시간이 너무나 아름다워 지우고 싶지 않은 추억이 되었다.
나중에 천상에서도 기억할 수 있게 간직하고 싶어 이모에게 말을 건다.
“이모, 나 가르친 과외선생님 실은 처음부터 내가 아는 사람이었어.”
“뭐 정말 우연이니? 아니면 둘만의 연극이었니?”
“들어 보실래요”
좁은 창으로 구름을 스치며 비행기가 고도를 높였다.
밑으로 검은 구름이 보이고 친숙한
천둥과 번개, 기회와 망각이 순간의 자락을 타고 창가를 배회하며
우르릉 쿵쾅 소리를 내며 뛰다 공주를 알현하고 문안 인사를 한다.
이모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벼락과 뇌성의 소리를 듣고 반응했다.
“날씨가 갑자기 왜 이러지”
혜민은 미소를 감추고 번개와 천둥에게 눈인사로 답례하고는 조용히 하라고 했다.
“이모”
“어느 날 제가 <둘이서 나누기에는 너무나도 화려한 영광>을 연재하다
어떤 사람의 시를 보게 되었는데 철자가 틀렸더라고요/
그래 제가 서너 가지를 수정하라고 꼬리말을 남겨 지적을 했어요.“
“상대는 막무가내로 자신을 가르쳤으니 저를 사부로 모신다고 했고요.
장난하는 실없는 사람으로 치부한 저는 대꾸를 안했는데,
그 분은 자신의 인생을 걸고 저를 찾았어요.
끝내 제 마음을 움직여 우리는 홀수 날만 택해 2시간씩 채팅을 했죠.“
“그리고는 이모를 속이고 가정교사로 왔구나”(이모가 반색을 하고 묻는다)
“아니요”
“우리는 둘 다 청소년의 혈기를 다스리지 못해 상대가 모르게
서로를 확인하려고 많은 시간을 공들여서 접근했답니다.
그 분은 제가 국무총리 상 받는 저를 지켜봤고,
저는 그 분의 졸업식 장면을 몰래 보고 서로를 가슴에 간직했어요.
채팅으로는 전혀 상대를 모르는 사람인척 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분이 제 앞에 선생님 자격으로 우리 집을 오신 거였어요.“
“이난영 교수님 결혼식장에서 그 분의 고등학교 친구가 우리 사이를 연결한 것을
알게 된 것이고요,“
“그 후부터는 이모도 아시지요.
서로는 채팅할 때와 얼굴을 마주할 때 전혀 다른 사람처럼 만났어요
이모와 같이 명동 나들이도 했고, 저하고 세상 구경도 했고, 이모 화랑도 같고,
경복궁도 노닐었고, 2년 만에 처음 12시 넘어 새벽 채팅도 해보고,
상대가 하는 말(글)은 전부 기억했다가 서로에게 되돌려주는 가식을 서슴없이
기쁨으로 충만케 했어요.
전 비교적 순수한 마음으로 상대를 속였지만,
그 분은 항상 사실을 전달함으로 꾸밈없이 제 마음을 사로잡아 갔어요.“
“혜민아, 이모한테 사랑고백 하냐? 호호호”
“이모”
<이승의 삶에는 규칙이 있어요.
엄마와 아빠의 사랑이 있어야 존재가 결정되고,
태어난 모든 이들은 끝없는 주위의 헤어짐을 지켜보다가 자신도 돌아가야 하는 거죠>
<이승에는 단계가 있어요.
학문의 깊이처럼 처음을 넘어야 하는 거죠.
절대 기지 못 하면 걸을 수 없어요.>
<이승에는 진실이 있어요.
내가 알던 모르던 상대를 속이거나 이해하지 못 하면
상대를 잃어버리거나, 자신을 영원히 아프게 해요.>
<이승의 삶에는 규칙이 있어요.
존재하는 모든 것에 감사드려야 해요.
어느 날 찾으려 하면 볼 수 없듯이, 우리의 소중한 추억도 사라지니까요.>
“혜민아, 선생님하고 사랑싸움 했니?”
“이모, 우리가 사는 현제의 삶을 한 단어로 표현하라면 어떤 단어가 떠오르세요.”
“글쎄다”
“그 분은 아득히 먼 옛날 제게 <정>이라 했어요”
<정이 무엇이요?>
<같이 있어도 아쉽고 떨어져 있어도 부족한 것이 없는 것입니다. >
<저 곳에 갈 수 없나요?
천상에서는 아무도 가려하지 않아요 저 곳은 너무나 서로를 아프게 하거든요/
너무나 아름다워요. 저 곳에 가게 해 주세요 장군님>
둘만 아는 천상의 대화를 혜민은 떠올렸다.
“이모, 전생을 믿으세요?”
“요즘은 새로운 학문으로 과학적인 증명을 하려고 하니까/ 글쎄?”
“얼마 전 이모가 그리신 작품 어떻게 구상하셨어요.“
“특이한 제안이라 전시회 때문에 기억을 못 했는데.... 어려서 들판에서 뛰는
너를 모델로 해서 나비 잡는 소녀를 그린 작품 기억나지 /“
“예”
“미완성그림을 화랑에서 인부가 옮기다 창가에 세워 두었는데 내가 커피를 마시다가
태양에 반사되어 나풀대는 나비를 보고 그 자리서 스케치하고는 바로 완성했지/“
“그림을 그릴 때는 몰랐는데 완성하고 나니까 소녀의 모습을 벗고 성장한 숙녀가 된
너를 그렸다는 것을 알았어“
“이상한 것은 그 작품을 건네면서 네 과외선생이
이 작품의 주인이 될 수 없다는 환각이 드는 거야?“
”마치 영혼이 담겨 누군가를 지켜주고 싶은 염원이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아
잠시 두려웠었지/“
“ 그 작품이 내 생의 걸작이라는 생각으로 나를 흥분 시키는 거야”
이모의 말을 들으면서 혜민은 소망을 떠올린다.
장우가 소장하지 못하는 그림이라면...
그 그림을 소장할 충분한 자격이 소망에게 있다고 인정한다.
자상하고 지적이며, 우아하고 겸손하여 모든 사물을 따뜻하게 감싸 그 깊이를 보는
안목이 장우와 혜민을 이해하리라 믿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