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비
文奉志洪
4
1101
2020.11.02 13:33
위 작품을 보내주신 뭉크미술원장님 감사합니다.
작품은 소설 내용과 상관없이 게시하고 있습니다.
제목; 안녕이라고 말 하지 마. <**연재소설**>
지은이 : 서울바른플란트 (文奉志洪)
제 72 화 : 안개비
수빈의 이야기를 듣던 장우가 소망이와 떠나기 전에
만났던 장명을 떠올린다.
장우가 물었다.
“어떻게 변할까 6년 후에”
소망이 말했다.
“공터에 건물 들어서듯 허울 좋은 명성과 내세울 것 없는 추억으로 돌아오겠지 /”
동네 골목이 변해 집 찾기 힘들 듯 외국물 먹고 온 나를 알아보는 사람도,
친구도 적겠지
“놀러가니 학문에 뜻이 있어 좀 더 많은걸 탐구하러 가는데 /”
“소망아 유학동안 이기적으로 행동해 나 같은 놈은 잊고 절대 아무 한테도
시간 할애하지 말고 공부만 하다와/“
“누가 네 생각한데 /마지막까지 그런 말 하니 ?”
“자주 편지 할게 /건강해야해 이런 좋은 말 놔두고 ...”
흐릿한 날씨가 갑자기 사나워지더니 눈을 떨 군다.
소망이 불편한 심기를 나타낸다.
“날씨가 구질구질 하더니 눈까지 오고 이래 /”
장우는 아무 대꾸도 못 한다.
공원을 돌아 나오자 소망과 처음 곳이 보였다.
장우가 소망이 짜준 장갑을 낀 손으로 가리키며 말한다.
“저 곳 기억하지 /눈이 크고 겁을 먹은 소녀가 눈물 흘리던 곳 /”
소망이 발로 장우를 가볍게 차며“ 울긴 누가 울어 말을 만드냐 /”
“어 분명 울었는데/나한테 아저씨 고마워요 하면서 /”
“김장우 너 죽어볼래” 하면서 소망이 고운손을 휘두른다.
장우는 소망을 피해 펑펑 쏟아지기 시작하는 함박눈 속으로 달린다.
소망이 빠르게 눈을 뭉쳐 장우를 향해 던지자 /
장우가 일부러 맞아주면서 눈을 가볍게 뭉쳐 소망을 향해 마주 던진다.
지금의 고등학생도 그렇듯이
장우와 소망도 수시다 .정시다 쫒기면서 공부에 매여
고등학교 2년 세월을 살같이 빠르게 보내고 대학에 진학하면 시간 좀 있으려니
생각했으나, 오히려 정시 공부하는 것보다 시간을 더 쪼개어 쓰게 되었다.
모처럼 소년 소녀가 되어 그동안에 지난 시간을 보상받는 악동이 된 것처럼
뛰어 노는 거다.
“야”헉헉“
“어쭈 그리 큰 눈으로 던진다 이거지”
마치 억울해서 화풀이 하듯 소망이 장우의 목덜미 뒤에다 장우 머리보다
조금 작은 눈덩이를 내리친다.
장우는 피하지 않고 맞고는 엄살을 떤다. “어구 사람잡네”
장우가 눈 위로 비명과 함께 벌렁 자빠지자 소망도 장우 옆에 눕는다.
“소망아 일어나 옷 젖어 감기 들라.”
“누워봐”
“저 파란 하늘이 쏟아지는 흰 눈에게 자리를 내어주고는 회색이 되다니 /
하늘은 구름의 끝을 알고 있어서 잠시 자리를 비켜주는 걸까/“
“흰 눈이 내릴 양을 알아 하늘이 멈추는 시간을 계산해서일까 /”
“나도 기다리면 달라질까?”
“눈이 그치면 파란 하늘이 전처럼 나타나듯 5년 후에 나도 흐른 시간을 아쉬움 없이
되돌아 볼 수 있을까 ?“
“시간이 흘러도 소망 넌 변하지 않을 거야?”
“그 이야기는 넌 변했을 거라는 이야기니?”
장우는 답이 없다.
함박눈이 너무나 많이 내려 두 사람을 하얗게 덮어버렸다.
코언저리만 두 구멍이 뚫려 콧김이 새어나오지만
둘은 보려하지 않고 서로의 몸과
마음을 눈 속에 꼭꼭 감추려고 움직일 줄 모른다.
생각보다 눈 속이 따뜻하다고 소망은 느낀다.
지척에 누워있는 장우의 체온이 금방이라도 눈을 녹이면서
자신의 구역으로 넘어 설 것만 같다.
장우는 지금 자신의 나신을 눈 속에 감춘 듯 일어날 엄두를 못 낸다.
뛰는 심장에 눈이 튕겨져 나가
가슴이 휑하니 뚫려버려 허전함을 가리고만 싶은
충동이 일어나지만 누워있는 소망을 거역 할 수가 없어 가만히 숨만 쉰다.
몇 년 만의 폭설이라고 매 시간마다 매스컴이 떠들어대는데
둘은 1시간을 넘게 누워있다.
지나가는 누가 보아도 둔덕으로 알지
사람이 누웠으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눈이 많이 쌓였다.
종종 향나무 가지에 눈이 올라 쌓여
그 무게로 가지가 부러져 마음의 상처를 받는 사람이 많은 것을 떠올린다.
장우와 소망은 동시에 이 눈이 자신들을 눌러
다시는 누구를 그리는 연민이 일어날 수 없기를 바란다.
자신들의 심장을 한 장의 종이처럼 납작하게 하여
모든 추억을 빠져 나가게 하기를 바란다.
각자는 옷을 통해 피부를 살포시 누르는
눈의 무게를 아무 저항 없이 감지한다.
새하얀 천지에 처음 누빈 흰 이불을 나란히 덮은 듯 누운 두 사람 위로
얕은 어둠이 찾아와 슬픔을 달래듯 주위를 맴돈다.
심신의 체념을 요하는 짙은 죽음의 안개처럼 어둠이 엄습한다.
장우는 밀려오는 오한을 이기지 못 하고
일어나 급히 소망을 깨운다.
“소망아 / 일어나 /어두워 졌어 /”
장우가 일어나자 수북한 눈이 주변과 소망이
누운 위로 나불어져 덩이진 채 구른다.
“으음”
얼음 속에서 100년을 자다 일어나는
여인을 보는 것 같은 장우는 마음속으로도 공주란
표현을 하지 않는다. (공주는 혜민에게 만 쓸 수 있는 신분인 것이다)
“야 설인 같다.”
소망이 두 손을 번갈아 움직이며
얼굴과 머리의 눈을 털며“ 넌 무드도 없냐 ?”
“잠에서 깨어난 예쁜 공주님/
미모에 끌려 감히 입김을 불어 소생시킨 본인은
남쪽 작은 땅을 다스리는 영주이온데
이렇게 공주님의 자태에 반하여 넋을 추스릴 수
없나이다. 하며 아부하면 않돼냐?“
장우가 소망의 손을 잡아끌어 세우고는 눈을 털어 주면서
“영국에서는 이런 깨끗한
눈이 아니니까 함부로 먹거나 뒹굴지 마 /“
“너야 말로 내가 만든 이 추억
눈 녹듯 녹이지 말고 눈처럼 깨끗하게 간직해 /”
청순하고 낭만적인 이런 시간이 둘에게 있다니
소망과 장우는 동시에 꿈 같다는 생각을 한다.
작품은 소설 내용과 상관없이 게시하고 있습니다.
제목; 안녕이라고 말 하지 마. <**연재소설**>
지은이 : 서울바른플란트 (文奉志洪)
제 72 화 : 안개비
수빈의 이야기를 듣던 장우가 소망이와 떠나기 전에
만났던 장명을 떠올린다.
장우가 물었다.
“어떻게 변할까 6년 후에”
소망이 말했다.
“공터에 건물 들어서듯 허울 좋은 명성과 내세울 것 없는 추억으로 돌아오겠지 /”
동네 골목이 변해 집 찾기 힘들 듯 외국물 먹고 온 나를 알아보는 사람도,
친구도 적겠지
“놀러가니 학문에 뜻이 있어 좀 더 많은걸 탐구하러 가는데 /”
“소망아 유학동안 이기적으로 행동해 나 같은 놈은 잊고 절대 아무 한테도
시간 할애하지 말고 공부만 하다와/“
“누가 네 생각한데 /마지막까지 그런 말 하니 ?”
“자주 편지 할게 /건강해야해 이런 좋은 말 놔두고 ...”
흐릿한 날씨가 갑자기 사나워지더니 눈을 떨 군다.
소망이 불편한 심기를 나타낸다.
“날씨가 구질구질 하더니 눈까지 오고 이래 /”
장우는 아무 대꾸도 못 한다.
공원을 돌아 나오자 소망과 처음 곳이 보였다.
장우가 소망이 짜준 장갑을 낀 손으로 가리키며 말한다.
“저 곳 기억하지 /눈이 크고 겁을 먹은 소녀가 눈물 흘리던 곳 /”
소망이 발로 장우를 가볍게 차며“ 울긴 누가 울어 말을 만드냐 /”
“어 분명 울었는데/나한테 아저씨 고마워요 하면서 /”
“김장우 너 죽어볼래” 하면서 소망이 고운손을 휘두른다.
장우는 소망을 피해 펑펑 쏟아지기 시작하는 함박눈 속으로 달린다.
소망이 빠르게 눈을 뭉쳐 장우를 향해 던지자 /
장우가 일부러 맞아주면서 눈을 가볍게 뭉쳐 소망을 향해 마주 던진다.
지금의 고등학생도 그렇듯이
장우와 소망도 수시다 .정시다 쫒기면서 공부에 매여
고등학교 2년 세월을 살같이 빠르게 보내고 대학에 진학하면 시간 좀 있으려니
생각했으나, 오히려 정시 공부하는 것보다 시간을 더 쪼개어 쓰게 되었다.
모처럼 소년 소녀가 되어 그동안에 지난 시간을 보상받는 악동이 된 것처럼
뛰어 노는 거다.
“야”헉헉“
“어쭈 그리 큰 눈으로 던진다 이거지”
마치 억울해서 화풀이 하듯 소망이 장우의 목덜미 뒤에다 장우 머리보다
조금 작은 눈덩이를 내리친다.
장우는 피하지 않고 맞고는 엄살을 떤다. “어구 사람잡네”
장우가 눈 위로 비명과 함께 벌렁 자빠지자 소망도 장우 옆에 눕는다.
“소망아 일어나 옷 젖어 감기 들라.”
“누워봐”
“저 파란 하늘이 쏟아지는 흰 눈에게 자리를 내어주고는 회색이 되다니 /
하늘은 구름의 끝을 알고 있어서 잠시 자리를 비켜주는 걸까/“
“흰 눈이 내릴 양을 알아 하늘이 멈추는 시간을 계산해서일까 /”
“나도 기다리면 달라질까?”
“눈이 그치면 파란 하늘이 전처럼 나타나듯 5년 후에 나도 흐른 시간을 아쉬움 없이
되돌아 볼 수 있을까 ?“
“시간이 흘러도 소망 넌 변하지 않을 거야?”
“그 이야기는 넌 변했을 거라는 이야기니?”
장우는 답이 없다.
함박눈이 너무나 많이 내려 두 사람을 하얗게 덮어버렸다.
코언저리만 두 구멍이 뚫려 콧김이 새어나오지만
둘은 보려하지 않고 서로의 몸과
마음을 눈 속에 꼭꼭 감추려고 움직일 줄 모른다.
생각보다 눈 속이 따뜻하다고 소망은 느낀다.
지척에 누워있는 장우의 체온이 금방이라도 눈을 녹이면서
자신의 구역으로 넘어 설 것만 같다.
장우는 지금 자신의 나신을 눈 속에 감춘 듯 일어날 엄두를 못 낸다.
뛰는 심장에 눈이 튕겨져 나가
가슴이 휑하니 뚫려버려 허전함을 가리고만 싶은
충동이 일어나지만 누워있는 소망을 거역 할 수가 없어 가만히 숨만 쉰다.
몇 년 만의 폭설이라고 매 시간마다 매스컴이 떠들어대는데
둘은 1시간을 넘게 누워있다.
지나가는 누가 보아도 둔덕으로 알지
사람이 누웠으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눈이 많이 쌓였다.
종종 향나무 가지에 눈이 올라 쌓여
그 무게로 가지가 부러져 마음의 상처를 받는 사람이 많은 것을 떠올린다.
장우와 소망은 동시에 이 눈이 자신들을 눌러
다시는 누구를 그리는 연민이 일어날 수 없기를 바란다.
자신들의 심장을 한 장의 종이처럼 납작하게 하여
모든 추억을 빠져 나가게 하기를 바란다.
각자는 옷을 통해 피부를 살포시 누르는
눈의 무게를 아무 저항 없이 감지한다.
새하얀 천지에 처음 누빈 흰 이불을 나란히 덮은 듯 누운 두 사람 위로
얕은 어둠이 찾아와 슬픔을 달래듯 주위를 맴돈다.
심신의 체념을 요하는 짙은 죽음의 안개처럼 어둠이 엄습한다.
장우는 밀려오는 오한을 이기지 못 하고
일어나 급히 소망을 깨운다.
“소망아 / 일어나 /어두워 졌어 /”
장우가 일어나자 수북한 눈이 주변과 소망이
누운 위로 나불어져 덩이진 채 구른다.
“으음”
얼음 속에서 100년을 자다 일어나는
여인을 보는 것 같은 장우는 마음속으로도 공주란
표현을 하지 않는다. (공주는 혜민에게 만 쓸 수 있는 신분인 것이다)
“야 설인 같다.”
소망이 두 손을 번갈아 움직이며
얼굴과 머리의 눈을 털며“ 넌 무드도 없냐 ?”
“잠에서 깨어난 예쁜 공주님/
미모에 끌려 감히 입김을 불어 소생시킨 본인은
남쪽 작은 땅을 다스리는 영주이온데
이렇게 공주님의 자태에 반하여 넋을 추스릴 수
없나이다. 하며 아부하면 않돼냐?“
장우가 소망의 손을 잡아끌어 세우고는 눈을 털어 주면서
“영국에서는 이런 깨끗한
눈이 아니니까 함부로 먹거나 뒹굴지 마 /“
“너야 말로 내가 만든 이 추억
눈 녹듯 녹이지 말고 눈처럼 깨끗하게 간직해 /”
청순하고 낭만적인 이런 시간이 둘에게 있다니
소망과 장우는 동시에 꿈 같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