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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에 대하여...

文奉志洪 4 1071
시작 보다 완성 후의 행복 나누기를 더
좋아하는 2049님이 메일로 보내주신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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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황혼. <**연재소설**>
지은이 : 文奉志洪

제 18 화 ; 낭만에 대하여...

병원 밖으로 나왔다.
11월 중순인데 얼음처럼 차가운 눈이 바람을 타고
혜란의 옷 속으로 파고들었다.

함박눈은 세상의 아름다운 빛은
흰 색 만으로도 충분하다며
거리를 온통 하얀 마법의 색으로 덮었다.
철중은 잽싸게 잠바를 벗어 혜란을 덮어 주었다.

삶의 무게인양 이미 두텁게 쌓인 눈 더미가
차도와 인도의 구분을 불분명하게 했다.

혜란이 먼저 말했다.
“경감님 차 가져오셨죠.”
“네”
“제 짐을 경감님 차에 싣고 우리 조금만 걸어요.”
“네”
주차된 차에 가방을 넣고
충북대병원 장례식장 쪽으로 나와 성화동을 향해 걸었다.
바람에 주변 음식점에서 삼겹살 익는 냄새가 진하게 전달된다.

다채로운 식당을 표시한 거대한 네온사인이
마법의 흰색과 싸우느라 현란한 빛을 뿜어내고 있다.

“배고프지 않아요?”

혜란은 대답 대신 연인처럼 철중의 팔짱을 끼었다.

거리에는 사람이 적었지만, 철중은 어색해서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약하게 케롤송이 들렸다.

사이렌 소리가 나면서 택시들이 차도를 바쁘게 지나치는
거리에서 혜란은 같이 걷는 남자에게서 부성애를 느낀다.

과거의 시간을 가져오면
현실에서 멈추어 버린다는 말이 생각났다.

병실에 누워 있는 동안 아주 많이 아픈 사람이 1년 후에
어떻게 되나? 를 생각했다.

죽음의 문턱에 있던 자신이 누군가의 도움으로
살게 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가도 생각했었다.

내게도 아빠가 있는데...
지금 나와 걷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현실에서 아빠는 없고
지금 이 시간이 미래에서 과거가 되면
이 남자는 없어지는 걸가?

혜란은 갑자기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눈송이를 과자 받아먹는
아이처럼 입모양을 크게 벌리고 혀로 받았다.

구두를 신고 걷던 혜란이 하늘을 향해 목을 뒤로 젖히자
중심을 잃고 미끄러졌다.

철중이 팔로 잡고 넘어지는 충격에서 혜란을 보호하려고
했지만 혜란은 엉덩방아를 찧지 않으려고
바닥에 닿기 직전에 철중의 바지를 잡아당겨
무릎 부분에서 종아리 쪽으로 바지가 터졌다.

한쪽 바지안의 정강이가 헹 하니 보였다.

“미안해요. 바지가 터져 춥죠.”
“지금까지 절 위기에서 두 번
구해주셨는데 제 의지하고 상관없이 상처만 주네요.”

“ㅎㅎ 참을 만 합니다. 조금 있다 차타면 됩니다.”

“여기서 5분 만 더 가면 교수숙소가 있어요.”
“제가 꿰매 드릴게 제 숙소로 가요.” 하며 철중의 팔을 당겼다.

20평 남짓 되는 숙소는
한쪽 벽면 모두가 미술 서적으로 가득했다.
거실에는 소파가 없이 아틀리에를 연상시키면서
서너 개의 이젤위에 화선지가 올려져있다.

바닥에는 물통과 물감 파스텔이 어지럽게 널부러져있다.
혜란은 앞서 주방으로 가더니 오라고 손짓을 했다.

거실과 다르게 주방은 깔끔했다.
“추운데 차 한 잔해요.”
“커피, 녹차, 홍차, 인삼차 중에 택일 하세요.”
“포도주와 양주 소주도 있는데?”

“전 믹스커피 주십시오.”

“오우, 경찰은 민중을 지키느라 서민적인 분위기를 좋아한다.”
“호호호, 너무 티내지 마세요.”

숙달된 동작으로 커피포트 스위치를 누르고 방으로
가더니 수국이 수놓아진 바느질함을 가져왔다.
물이 끓자 종이컵에 두 잔의 커피를 탔다.

“바지를 벗을래요?”하더니 혜란은 또 천진하게 웃었다.
“호호호”
“사랑도 못해보고, 여인의 벗은 모습을 처음 본 우리
경감님 기절하시겠네.“
“호호호”
“청소년을 위해 헌신하던 어느 신부가 말했죠.
인간은 유혹을 이겨 낼 수가 없어
그렇기 때문에 유혹을 먼저 피해야 하는 거다.“ 라고 말했죠.

철중은 적당한 답을 찾기보다
꾸밈도 없고 거리감도 없는 마법의 성에 들어 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주를 만나는 상상을 한다.

“잠깐만 일어나 봐요.”

공주가 명령을 하자...
곱고 고운 목소리에 끌려 순순히 의자에서 일어난다.

공주는 믹스커피가 든 종이컵을 철중의 손에 쥐어주면서
윙크를 했다.
“5분 정도 움직이지 말고 서 있어요.”

공주는 무릎을 꿇고 터진 바지를 걷어 올리고
꿰매기 시작한다.
4 Comments
스토리장 2021.07.15 10:43  
음악과 같이 빛도 색감도 사람의 감정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고 다가서집니다.
두 사람의 마음이 서로를 원하고 있었나 봅니다.
文奉志洪 2021.07.16 10:45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길을 걷던,
음악, 혹은 운동이나 그림 감상 같은 것을 함께 하면 모든 것이 감미롭고 새롭게
느껴질 때가 많죠.철중과 혜란이 그런 만남이랍니다.
쟁이 2021.08.16 14:40  
두 사람의 서로에 대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캐롤송이 울리는 겨울이고, 곁에는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고,
바느질을 하면서 사랑이 깊어질 것 같군요.
남녀간 사랑을 참 잘 쓰십니다. ^^

잘 읽었습니다.
글 쓰시느라 고생많으셨어요. ^^
文奉志洪 2021.08.16 16:42  
ㅎㅎㅎ, 언제 능력이 되면 선생님과의 이야기도 쓰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이야기로...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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