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
文奉志洪
4
1019
2021.08.25 11:09
시작 보다 완성 후의 행복 나누기를 더
좋아하는 2049님이 메일로 보내주신 그림입니다.
네이버검색 : 서울바른플란트 청소년의방
제목 : 황혼. <**연재소설**>
지은이 : 文奉志洪
제 27 화 ; 혼돈
약과 술기운이 사라지자
몸이 떨리고 공포가 엄습했다.
사방에서 두 손가락이 없는 사람들이
<영생> <불사>라는 단어를 외치며 철중에게 마구 달려들었다.
아무리 몸부림치고 달아나려고 해도 300kg의 바와 손목에
연결된 수갑을 끊을 수가 없다.
적막한 어둠속에서 살려달라고 애원을 하며
추위에 떨다가 바지 위에 소변을 보았다.
새벽이 되어 기준이가 왔다.
수갑을 풀고 목욕실로 가 몸을 깨끗이 씻기고
옷을 갈아입힌 후에 다시 제자리로 와 바에 수갑을 채웠다.
“며칠은 고통과 유혹을 이기기 위해 더 싸워야 할 거다.“
담요를 가져다 몸에 덮어주고는
“근무 마치고 저녁에 오마, 힘들어도 오강에다가 볼일을 봐라.”
기준이가 일어서자 몽롱한 의식의 철중이 옆으로 쓰러졌다.
발자국 소리가 들리지 않고 고요가 찾아 왔다.
철중은 몸이 떨려 아랫니와 윗니가 부딪쳐 덕덕덕 소리가 났다.
담요를 끌어안고 몸을 웅크려 보았지만 허사였다.
차가운 쇠막대기에 팔이 닿자
입에서 끙끙 앓는 소리가 계속해서 나왔다.
잠은 오지 않고 의식을 잃었다가 다시 눈을 뜨고는
추위에 몸을 떨다가 바지에 또 오줌을 쌌다.
기준이가 퇴근해서 벌벌 떠는 철중을 뜨거운 목욕물로
씻기고 침대에 눕혔다. 친분이 있는 내과의사가 방문해
식사를 하지 않는 철중에게 링거를 놓아주었다.
차가운 수액이 몸을 타고 들어가자 더욱 떨면서 철중이 헛소리를 했다.
강철 같은 몸이 삐쩍 말라 누워있는 모습을 보던 기준이가
두꺼운 겨울 이불을 꺼내 담요 위를 덮어주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철중에게 달려들면서 두 손가락이 없는
손을 들어 보이면서 계속해서 <영생><불사>라고 외쳤다.
철중은 저리가라고 손 사례를 치면서 몸을 웅크렸다.
3시간이 지나 기준이는 주사바늘을 빼고 다시 비틀거리는
철중을 운동기구가 있는 방으로 데려가 다시 수갑을 채우고
두꺼운 담요를 덮어주었다.
금단 현상이 나타나 자살을 할 수도 있다.
죽더라도 멍한 상태가 아닌 자신의 또렷한 의지로 결정짓게 하고 싶었다.
새로 사온 우유와 커피를 놓고 햇볕에 노출된 먹거리를
정리한 후에 잘 자라는 말을 하고는 집을 나왔다.
일주일이 지나자 발작으로 수갑을 채운 양쪽 팔목에서 피가
나고 두 눈은 먹지 못해 횅했다.
바를 들이 받아 이마와 얼굴에 시꺼멓게 멍이 들고
추위에 이빨을 갈아 앞니 두개가 깨졌다.
기준이는 힘없는 철중을 잘 씻겨주었다.
밤이 되면 같은 악몽을 반복해서 꿨다.
손가락 두 개가 없는 사람들에게 왜 괴롭히는지를 물었지만,
답이 없다.
영생, 불사라고 외치는 사람들은 철중에게도 손가락 두 개를
자르고 자신들과 함께 낙원으로 가자고 했다.
매일 꿈속의 사람들에게 시달리던 철중은
수갑이 묶이지 않은 손가락을 자르려고 자신의 입으로
손가락을 물어뜯어 뼈가 보일 정도로 상처가 심해
병원에 가 손가락을 봉합하고 권투 글로브를 양손에 끼웠다.
기준은 자해하는 철중을 보호하려고 간병인을 부르려다가
폐인에 가까운 친구의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더 많은 시간을
철중과 함께 보냈다.
2주가 지나, 발작도 없이 조용해진 철중을 보던 기준이는
혹시 사망했나 하는 불안감에 경동맥에 손가락을 대고 맥을 살폈다.
여느 때와 달리 철중은 쌔근거리며 편안하게 잠이 들었다.
손가락 두 개가 없는 무리들이 철중에게 또 달려들면서
손가락을 자르고 함께 낙원에 머물자고 했다.
철중이 싫다는 말을 하면서 손 사레를 쳤다.
무리 중 한명이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는 약속을 하면
괴롭히지 않겠다고 하자,
철중은 난 다시는 사랑에 빠지지 않겠다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돌풍이 불더니 무리들이 사라지고
청주 예술의 전당 입구에서 혜란과 자신이
본 12폭의 거대한 화폭의 그림이 나타났다.
타고 남은 잿더미 속에서 부활하는 전설의 새 피닉스다.
엄마가 죽는 순간 아기 새가 태어난다는 슬픔을 간직한
그림 앞에서,
이와 와도 같은 혜란이 긴 머리카락을 바람에 날리며
화선지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공원에서 풍선을 잡고 걷는 아이모습의 그림을 그렸다.
주근깨가 유난히 많은 계집아이가 고개를 들어 쳐다보며
한 남자에게 아빠라고 부른다.
남자는 모든 고통과 슬픔을 잊고 웃어준다.
남자는 술을 마시는 것을 그만 둘 것이라고 순간 맹세한다.
아이를 위해 난 노력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아이를 위해 난 모든 걸 해 낼 것이다.
아이를 데리고 , 산책을 할 것이다.
책을 읽어 주고 나무와 꽃의 이름, 하늘의 별자리를 알려주며
종이비행기 만드는 법 젓가락 사용법을 가르치며,
달리기와 수영도 함께 할 것이다.
갑자기 맑은 하늘에서 소낙비가 내린다.
화선지가 빗물에 엉망이 되어 색깔들이 뒤섞여
하나의 검은 덩이로 변하고 만다.
철중은 안 돼 라고 소리를 치며
자신의 겉옷을 벗어 화선지 위를 덮었다.
혜란은 차가운 눈빛으로 철중을 바라본다.
철중은 혜란을 바라보면서 미안하다 라는 말을 하며 한걸음 다가선다.
다가서기도 전에 혜란은 어느새 뒤로 물러서있다.
다시 다가가면 다가선 만큼 뒤로 가 있다.
철중이 애원을 하며
“가만히 그 자리에 있어 내가 다가설 수 있게...“
혜란은 손을 앞으로 내밀며 다가오지 못하게 하더니
철중이 덮은 화선지 겉옷을 벗겼다.
빗물에 뭉친 물감은 검은 덩이가 되어 표호하며
작은 화선지 이곳저곳을 맴돌더니
화면구성을 새롭게 했다.
아, 낙원을 보여주는 형태와 색채
물감의 밀도와 높낮이가 보여주는 채색,
각기 다른 층에 따라 빛의 효과가 다르게 보여주는 환영.
화려하면서도 여전히 소박한 섬세함.
색감은 아름다운 거리를 보여주었다.
레스토랑에서 입맞춤하는 두 사람을 보여주었다.
산책길과 평온한 사찰을 보여주었다.
행복한 연인이 되어 아늑함과 사랑이 넘치는 지난날을 보여주었다.
혜란이 눈앞에 있는데도 혼자라는 고독감이 밀려왔다.
고독 속에서 세상이 연결되었다.
철중은 혜란과 가까워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희끄무레한 빛이 비추자 유령처럼 화선지 위로 혜란이
흰색으로 변하면서 서서히 사라진다.
철중은 순간 모든 것을 보았다.
자신이 저지른 모든 실수와 이루지 못한 모든 꿈
자신이 느낀 모든 고통 그동안 참아 온 성욕과 욕망을 보았다.
혜란이 사라진 화선지를 바라보며
지적 능력을 발휘해 최선을 다했냐고 자신에게 묻다 말고
철중은 땀을 흘리면서 “혜란아“ 비명에 가까운 이름을
부르면서 눈을 떴다.
기준이가 보였다.
“친구 뜨거운 커피 한잔 마시게 수갑 좀 풀어주면 안 되나?“
커피향이 은은하게 두 사람을 감싼다.
말없이...
기준과 철중은 서로를 너무 잘 알기에 바라만 본다.
좋아하는 2049님이 메일로 보내주신 그림입니다.
네이버검색 : 서울바른플란트 청소년의방
제목 : 황혼. <**연재소설**>
지은이 : 文奉志洪
제 27 화 ; 혼돈
약과 술기운이 사라지자
몸이 떨리고 공포가 엄습했다.
사방에서 두 손가락이 없는 사람들이
<영생> <불사>라는 단어를 외치며 철중에게 마구 달려들었다.
아무리 몸부림치고 달아나려고 해도 300kg의 바와 손목에
연결된 수갑을 끊을 수가 없다.
적막한 어둠속에서 살려달라고 애원을 하며
추위에 떨다가 바지 위에 소변을 보았다.
새벽이 되어 기준이가 왔다.
수갑을 풀고 목욕실로 가 몸을 깨끗이 씻기고
옷을 갈아입힌 후에 다시 제자리로 와 바에 수갑을 채웠다.
“며칠은 고통과 유혹을 이기기 위해 더 싸워야 할 거다.“
담요를 가져다 몸에 덮어주고는
“근무 마치고 저녁에 오마, 힘들어도 오강에다가 볼일을 봐라.”
기준이가 일어서자 몽롱한 의식의 철중이 옆으로 쓰러졌다.
발자국 소리가 들리지 않고 고요가 찾아 왔다.
철중은 몸이 떨려 아랫니와 윗니가 부딪쳐 덕덕덕 소리가 났다.
담요를 끌어안고 몸을 웅크려 보았지만 허사였다.
차가운 쇠막대기에 팔이 닿자
입에서 끙끙 앓는 소리가 계속해서 나왔다.
잠은 오지 않고 의식을 잃었다가 다시 눈을 뜨고는
추위에 몸을 떨다가 바지에 또 오줌을 쌌다.
기준이가 퇴근해서 벌벌 떠는 철중을 뜨거운 목욕물로
씻기고 침대에 눕혔다. 친분이 있는 내과의사가 방문해
식사를 하지 않는 철중에게 링거를 놓아주었다.
차가운 수액이 몸을 타고 들어가자 더욱 떨면서 철중이 헛소리를 했다.
강철 같은 몸이 삐쩍 말라 누워있는 모습을 보던 기준이가
두꺼운 겨울 이불을 꺼내 담요 위를 덮어주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철중에게 달려들면서 두 손가락이 없는
손을 들어 보이면서 계속해서 <영생><불사>라고 외쳤다.
철중은 저리가라고 손 사례를 치면서 몸을 웅크렸다.
3시간이 지나 기준이는 주사바늘을 빼고 다시 비틀거리는
철중을 운동기구가 있는 방으로 데려가 다시 수갑을 채우고
두꺼운 담요를 덮어주었다.
금단 현상이 나타나 자살을 할 수도 있다.
죽더라도 멍한 상태가 아닌 자신의 또렷한 의지로 결정짓게 하고 싶었다.
새로 사온 우유와 커피를 놓고 햇볕에 노출된 먹거리를
정리한 후에 잘 자라는 말을 하고는 집을 나왔다.
일주일이 지나자 발작으로 수갑을 채운 양쪽 팔목에서 피가
나고 두 눈은 먹지 못해 횅했다.
바를 들이 받아 이마와 얼굴에 시꺼멓게 멍이 들고
추위에 이빨을 갈아 앞니 두개가 깨졌다.
기준이는 힘없는 철중을 잘 씻겨주었다.
밤이 되면 같은 악몽을 반복해서 꿨다.
손가락 두 개가 없는 사람들에게 왜 괴롭히는지를 물었지만,
답이 없다.
영생, 불사라고 외치는 사람들은 철중에게도 손가락 두 개를
자르고 자신들과 함께 낙원으로 가자고 했다.
매일 꿈속의 사람들에게 시달리던 철중은
수갑이 묶이지 않은 손가락을 자르려고 자신의 입으로
손가락을 물어뜯어 뼈가 보일 정도로 상처가 심해
병원에 가 손가락을 봉합하고 권투 글로브를 양손에 끼웠다.
기준은 자해하는 철중을 보호하려고 간병인을 부르려다가
폐인에 가까운 친구의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더 많은 시간을
철중과 함께 보냈다.
2주가 지나, 발작도 없이 조용해진 철중을 보던 기준이는
혹시 사망했나 하는 불안감에 경동맥에 손가락을 대고 맥을 살폈다.
여느 때와 달리 철중은 쌔근거리며 편안하게 잠이 들었다.
손가락 두 개가 없는 무리들이 철중에게 또 달려들면서
손가락을 자르고 함께 낙원에 머물자고 했다.
철중이 싫다는 말을 하면서 손 사레를 쳤다.
무리 중 한명이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는 약속을 하면
괴롭히지 않겠다고 하자,
철중은 난 다시는 사랑에 빠지지 않겠다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돌풍이 불더니 무리들이 사라지고
청주 예술의 전당 입구에서 혜란과 자신이
본 12폭의 거대한 화폭의 그림이 나타났다.
타고 남은 잿더미 속에서 부활하는 전설의 새 피닉스다.
엄마가 죽는 순간 아기 새가 태어난다는 슬픔을 간직한
그림 앞에서,
이와 와도 같은 혜란이 긴 머리카락을 바람에 날리며
화선지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공원에서 풍선을 잡고 걷는 아이모습의 그림을 그렸다.
주근깨가 유난히 많은 계집아이가 고개를 들어 쳐다보며
한 남자에게 아빠라고 부른다.
남자는 모든 고통과 슬픔을 잊고 웃어준다.
남자는 술을 마시는 것을 그만 둘 것이라고 순간 맹세한다.
아이를 위해 난 노력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아이를 위해 난 모든 걸 해 낼 것이다.
아이를 데리고 , 산책을 할 것이다.
책을 읽어 주고 나무와 꽃의 이름, 하늘의 별자리를 알려주며
종이비행기 만드는 법 젓가락 사용법을 가르치며,
달리기와 수영도 함께 할 것이다.
갑자기 맑은 하늘에서 소낙비가 내린다.
화선지가 빗물에 엉망이 되어 색깔들이 뒤섞여
하나의 검은 덩이로 변하고 만다.
철중은 안 돼 라고 소리를 치며
자신의 겉옷을 벗어 화선지 위를 덮었다.
혜란은 차가운 눈빛으로 철중을 바라본다.
철중은 혜란을 바라보면서 미안하다 라는 말을 하며 한걸음 다가선다.
다가서기도 전에 혜란은 어느새 뒤로 물러서있다.
다시 다가가면 다가선 만큼 뒤로 가 있다.
철중이 애원을 하며
“가만히 그 자리에 있어 내가 다가설 수 있게...“
혜란은 손을 앞으로 내밀며 다가오지 못하게 하더니
철중이 덮은 화선지 겉옷을 벗겼다.
빗물에 뭉친 물감은 검은 덩이가 되어 표호하며
작은 화선지 이곳저곳을 맴돌더니
화면구성을 새롭게 했다.
아, 낙원을 보여주는 형태와 색채
물감의 밀도와 높낮이가 보여주는 채색,
각기 다른 층에 따라 빛의 효과가 다르게 보여주는 환영.
화려하면서도 여전히 소박한 섬세함.
색감은 아름다운 거리를 보여주었다.
레스토랑에서 입맞춤하는 두 사람을 보여주었다.
산책길과 평온한 사찰을 보여주었다.
행복한 연인이 되어 아늑함과 사랑이 넘치는 지난날을 보여주었다.
혜란이 눈앞에 있는데도 혼자라는 고독감이 밀려왔다.
고독 속에서 세상이 연결되었다.
철중은 혜란과 가까워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희끄무레한 빛이 비추자 유령처럼 화선지 위로 혜란이
흰색으로 변하면서 서서히 사라진다.
철중은 순간 모든 것을 보았다.
자신이 저지른 모든 실수와 이루지 못한 모든 꿈
자신이 느낀 모든 고통 그동안 참아 온 성욕과 욕망을 보았다.
혜란이 사라진 화선지를 바라보며
지적 능력을 발휘해 최선을 다했냐고 자신에게 묻다 말고
철중은 땀을 흘리면서 “혜란아“ 비명에 가까운 이름을
부르면서 눈을 떴다.
기준이가 보였다.
“친구 뜨거운 커피 한잔 마시게 수갑 좀 풀어주면 안 되나?“
커피향이 은은하게 두 사람을 감싼다.
말없이...
기준과 철중은 서로를 너무 잘 알기에 바라만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