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文奉志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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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6
2021.12.14 08:47

첫인상이 인격이라면서 마음을 전하여 준
청주예후화실 원장님이 보내주신 작품입니다.
네이버검색 : 서울바른플란트 청소년의방
제목 : 황혼. <**연재소설**>
지은이 : 文奉志洪
제 38 화 ; 그리움
말복이 지났는데도 더위는 물러갈 생각이 없다.
2차선 왕복 도로 위로 차들이 거북이 걸음이라 중앙선을
넘어 앞차를 추월하기가 불가능해 짜증이 났다.
이븐데일 골프장 가는 길목으로 들어서자
오른쪽으로 커다란 철문이 있고
그 앞에 이곳은 사유지 이므로 출입을 금한다는 표지판이 보였다.
달수가 내려 문 옆의 초인종을 누르고 신분을 밝히자
자동으로 철문이 열렸다.
자동차가 진입하는 양쪽에 자동 감시 카메라가 차를 따라 움직인다.
자작나무 가로수가 장승처럼 바라보며 햇빛을 막아주고
사이사이 붉은 능소화가 풍성하게 피어 요염하게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한복을 입은 여인을 연상시키는 고운 색이 낯선 사람을 반기는 건지
수줍어 숨으려 하는 건지...
곧은길을 3분 정도 지나자 붉고 노랑꽃이 핀 넓은 정원에
거대한 빙산이 떠 있다는 착각을 가져올 정도로 하얀 집이 보였다.
집사가 나와 손짓으로 주차할 곳을 가리켰다.
청주 갑부의 집이 어떤지 기대를 갖고 집사를 따라 들어갔다.
거실이라는 곳은 천장이 10m 높이에 돔 형식의 유리로
하늘이 보였지만 아라베스크의 리드미컬한 무늬가 마치
중국원대의 청화백자를 연상케 하면서 태양빛을 흡수했다.
온통 흰 벽에 여기 저기 명화가 걸려있다.
루브루 박물관에서 모나리자 그림 가격을 높이기 위해
일부러 도난 사건을 만들었었다.
지금 보고 있는 명화들은 마치 집주인이
박물관과 짜고 도난 되었다면서
그림을 옮겨 놓은 건 아닌가 하는 착각을 같게 할 정도로
유명한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그림을 감상하느라 넋이 나간 철중을 툭 치면서
달수가 집사를 따라 가자고 했다.
바닥의 검은 대리석이 벽의 흰 빛을 받아 보랏빛으로 두 사람을
유혹하며 흥분시켰다.
집사가 두 사람을 기다리며 서 있는 문은
금색 테두리에 스탈린 그라드와 센생 지역에 전쟁의 벽화를
재연 시킨 거리미술처럼 밝고 어두운 색이 돋보이며
두 사람을 삼킬 듯이 노려보고 있다.
집사가 문을 열자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듯 어두운 색은 간 곳이 없고
나뭇잎과 백합 장미꽃으로 치장한 여인의 얼굴이 여기 저기
벽에 그려져 있다.
여인은 변화무쌍하게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마구 뒤엉켜버린
아라베스크의 문양의 얼굴로 머리카락에 둘러싸인 가운데
관능적이면서도 황홀한 느낌으로 다가섰다.
철중은 순간 눈물이 눈가에 어렸다.
물감을 밀도와 높낮이가 다르게 채색했다.
보는 각도에 따라 빛의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게 하는 화법을
구상했다. 혜란이 즐겨 쓰던 화법으로 자신을 그렸다.
많은 이젤이 놓여 있는 정 중앙에 한 여인이 화선지 앞에
앉아 유화용 붓을 이용해 갈색의 긴 머리를 틀어 올리고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우유 빛 네크라인을 바라보는 철중의 눈에
화려하지도 않는 유화용 붓을
머리에 장식한 여인은 청순한 모습의 천사와도 같다.
언제까지라도 잊을 수 없는 자태...
언제나 상상 속에서 마주했던 모습...
혜란과 너무 모습이 닮았다.
집사가 귓속말을 전하자 여인이 일어나 다가왔다.
창문 쪽 테이블을 손으로 가리켰다.
창밖으로 푸른 숲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집사가 음료수를 담은 쟁반을 놓고 갔다.
우아하고 청순한 자태가 몸에 밴 여인이 다가와
미소 띤 목례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하시고 싶은 말씀이 무언지?”
달수가 신분증을 보여주고 나서 말했다.
“저희는 차혜란 이라는 분에 대해 알고 싶어서 왔습니다.”
“제 죽은 딸아이요?”
“무엇 때문에 오래 전에 죽은 아이에 대해 묻는 거죠?”
“지금 사건 하나를 비공개로 수사 하고 있는데 따님이
관련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따님이 2년 동안 실종되었는데 왜 실종 신고를 하지 않았는지요?”
“실종이라니요. 교통사고로 사망 할 때까지 저와 함께
여기서 개인전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미술 재료를 사러 나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실 거면 돌아가 주시고,
다음부터는 정식 절차를 밟아 주세요. 오늘처럼 무례하게 군다면
두 분 옷 벗을 각오를 하셔야 할 겁니다.“
칠십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목에 주름이 없고 세련된 몸매에
절제된 음성으로 전혀 흔들림이 없이 영란은 말했다.
“동행하신 분은 말씀이 없으시네요.
내 딸이 그린 그림이 있는데 잠시 보시겠습니까?“
대답도 듣지 않고 영란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젤을 살피더니
그림 한 점을 들고 왔다.
산마루에 걸린 태양이 붉고 노랑광채를 적절히 뿜어내는
배경에 남자가 여인의 무릎을 베고 황혼을 감상하는 그림이다.
철중은 혜란이 자신에게 무릎을 내어 준 모습을 상상하며
그린 그림이라는 것을 알아보았다.
달수가 무심히 바라보고 있는데,
“내 딸아이의 무릎을 베고 계신 분이시죠.
화선지에 모습과 너무 똑 같습니다. 성함이...“
철중이 당황하며
“네...
강 ~~ 철 ~ 중입니다.“
“맞아요 강철중 혜란이가 그림을 보여주면서
엄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야 언제 소개시켜 줄게 했는데
이렇게 뵙게 될 줄 몰랐습니다.“
달수와 철중은 할 말이 없다.
여인은 철중을 알아보지도 못 하고 관심도 없다.
여인이 하는 이야기에는 전혀 거짓이 없어 보였다.
철중은 영란을 만나러 오면서
세상에 태어나게 하신 분이니까 기억은 하겠지...
생명을 주고 자라도록 젖을 물렸으니까 먼 발취에서
자신이 모르게 지켜봤겠지 하는 기대와 그리움이 물거품처럼
사라지자 순간 허탈해 소름이 돋았다.
“이 그림 원하면 가져 가셔도 됩니다.”
순간 철중은 그림을 받으면 다시는 엄마를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오늘은 동료의 차로 가 볼 곳이 있습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차로 다시 들려 받아도 될 지요.“
“그렇게 하세요.
저도 혜란이 일로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니 언제
전화주시고 혼자 오십시오.“
두 사람은 더 이상 영란과의 대화에서
참고 할 만 한 이야기가 없자
대신리 대저택을 나왔다.
청주예후화실 원장님이 보내주신 작품입니다.
네이버검색 : 서울바른플란트 청소년의방
제목 : 황혼. <**연재소설**>
지은이 : 文奉志洪
제 38 화 ; 그리움
말복이 지났는데도 더위는 물러갈 생각이 없다.
2차선 왕복 도로 위로 차들이 거북이 걸음이라 중앙선을
넘어 앞차를 추월하기가 불가능해 짜증이 났다.
이븐데일 골프장 가는 길목으로 들어서자
오른쪽으로 커다란 철문이 있고
그 앞에 이곳은 사유지 이므로 출입을 금한다는 표지판이 보였다.
달수가 내려 문 옆의 초인종을 누르고 신분을 밝히자
자동으로 철문이 열렸다.
자동차가 진입하는 양쪽에 자동 감시 카메라가 차를 따라 움직인다.
자작나무 가로수가 장승처럼 바라보며 햇빛을 막아주고
사이사이 붉은 능소화가 풍성하게 피어 요염하게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한복을 입은 여인을 연상시키는 고운 색이 낯선 사람을 반기는 건지
수줍어 숨으려 하는 건지...
곧은길을 3분 정도 지나자 붉고 노랑꽃이 핀 넓은 정원에
거대한 빙산이 떠 있다는 착각을 가져올 정도로 하얀 집이 보였다.
집사가 나와 손짓으로 주차할 곳을 가리켰다.
청주 갑부의 집이 어떤지 기대를 갖고 집사를 따라 들어갔다.
거실이라는 곳은 천장이 10m 높이에 돔 형식의 유리로
하늘이 보였지만 아라베스크의 리드미컬한 무늬가 마치
중국원대의 청화백자를 연상케 하면서 태양빛을 흡수했다.
온통 흰 벽에 여기 저기 명화가 걸려있다.
루브루 박물관에서 모나리자 그림 가격을 높이기 위해
일부러 도난 사건을 만들었었다.
지금 보고 있는 명화들은 마치 집주인이
박물관과 짜고 도난 되었다면서
그림을 옮겨 놓은 건 아닌가 하는 착각을 같게 할 정도로
유명한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그림을 감상하느라 넋이 나간 철중을 툭 치면서
달수가 집사를 따라 가자고 했다.
바닥의 검은 대리석이 벽의 흰 빛을 받아 보랏빛으로 두 사람을
유혹하며 흥분시켰다.
집사가 두 사람을 기다리며 서 있는 문은
금색 테두리에 스탈린 그라드와 센생 지역에 전쟁의 벽화를
재연 시킨 거리미술처럼 밝고 어두운 색이 돋보이며
두 사람을 삼킬 듯이 노려보고 있다.
집사가 문을 열자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듯 어두운 색은 간 곳이 없고
나뭇잎과 백합 장미꽃으로 치장한 여인의 얼굴이 여기 저기
벽에 그려져 있다.
여인은 변화무쌍하게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마구 뒤엉켜버린
아라베스크의 문양의 얼굴로 머리카락에 둘러싸인 가운데
관능적이면서도 황홀한 느낌으로 다가섰다.
철중은 순간 눈물이 눈가에 어렸다.
물감을 밀도와 높낮이가 다르게 채색했다.
보는 각도에 따라 빛의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게 하는 화법을
구상했다. 혜란이 즐겨 쓰던 화법으로 자신을 그렸다.
많은 이젤이 놓여 있는 정 중앙에 한 여인이 화선지 앞에
앉아 유화용 붓을 이용해 갈색의 긴 머리를 틀어 올리고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우유 빛 네크라인을 바라보는 철중의 눈에
화려하지도 않는 유화용 붓을
머리에 장식한 여인은 청순한 모습의 천사와도 같다.
언제까지라도 잊을 수 없는 자태...
언제나 상상 속에서 마주했던 모습...
혜란과 너무 모습이 닮았다.
집사가 귓속말을 전하자 여인이 일어나 다가왔다.
창문 쪽 테이블을 손으로 가리켰다.
창밖으로 푸른 숲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집사가 음료수를 담은 쟁반을 놓고 갔다.
우아하고 청순한 자태가 몸에 밴 여인이 다가와
미소 띤 목례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하시고 싶은 말씀이 무언지?”
달수가 신분증을 보여주고 나서 말했다.
“저희는 차혜란 이라는 분에 대해 알고 싶어서 왔습니다.”
“제 죽은 딸아이요?”
“무엇 때문에 오래 전에 죽은 아이에 대해 묻는 거죠?”
“지금 사건 하나를 비공개로 수사 하고 있는데 따님이
관련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따님이 2년 동안 실종되었는데 왜 실종 신고를 하지 않았는지요?”
“실종이라니요. 교통사고로 사망 할 때까지 저와 함께
여기서 개인전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미술 재료를 사러 나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실 거면 돌아가 주시고,
다음부터는 정식 절차를 밟아 주세요. 오늘처럼 무례하게 군다면
두 분 옷 벗을 각오를 하셔야 할 겁니다.“
칠십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목에 주름이 없고 세련된 몸매에
절제된 음성으로 전혀 흔들림이 없이 영란은 말했다.
“동행하신 분은 말씀이 없으시네요.
내 딸이 그린 그림이 있는데 잠시 보시겠습니까?“
대답도 듣지 않고 영란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젤을 살피더니
그림 한 점을 들고 왔다.
산마루에 걸린 태양이 붉고 노랑광채를 적절히 뿜어내는
배경에 남자가 여인의 무릎을 베고 황혼을 감상하는 그림이다.
철중은 혜란이 자신에게 무릎을 내어 준 모습을 상상하며
그린 그림이라는 것을 알아보았다.
달수가 무심히 바라보고 있는데,
“내 딸아이의 무릎을 베고 계신 분이시죠.
화선지에 모습과 너무 똑 같습니다. 성함이...“
철중이 당황하며
“네...
강 ~~ 철 ~ 중입니다.“
“맞아요 강철중 혜란이가 그림을 보여주면서
엄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야 언제 소개시켜 줄게 했는데
이렇게 뵙게 될 줄 몰랐습니다.“
달수와 철중은 할 말이 없다.
여인은 철중을 알아보지도 못 하고 관심도 없다.
여인이 하는 이야기에는 전혀 거짓이 없어 보였다.
철중은 영란을 만나러 오면서
세상에 태어나게 하신 분이니까 기억은 하겠지...
생명을 주고 자라도록 젖을 물렸으니까 먼 발취에서
자신이 모르게 지켜봤겠지 하는 기대와 그리움이 물거품처럼
사라지자 순간 허탈해 소름이 돋았다.
“이 그림 원하면 가져 가셔도 됩니다.”
순간 철중은 그림을 받으면 다시는 엄마를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오늘은 동료의 차로 가 볼 곳이 있습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차로 다시 들려 받아도 될 지요.“
“그렇게 하세요.
저도 혜란이 일로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니 언제
전화주시고 혼자 오십시오.“
두 사람은 더 이상 영란과의 대화에서
참고 할 만 한 이야기가 없자
대신리 대저택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