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文奉志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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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8 09:18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게 한
뭉크미술 원장님이 보내주신 작품입니다.
제목 : 연재소설 아서라
지은이 : 文奉志洪
프롤로그
때로는 일기장에 내 얘기도 쓰시나요.
나를 만나 행복했나요.
나의 사랑을 믿나요.
난, 그대 생각 하다 보면
모든 게 궁금해요.
휴대폰 컬러링이 쉬지 않고 울렸다.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심한 어지러움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졌다.
이마에 맺힌 땀을 옷소매로 닦으며 천천히 정원으로 나왔다.
마당에 심은 단풍나무가 붉게 물들어 있고,
어느새 핀 노랑, 흰 국화가 바람에 일렁인다.
비취빛 가을하늘 저편에 흰 구름이 조각배 모양 떠있다.
깎아지른 바위에 걸린 태양이 주변을 온통 황금색으로
수놓으면서 점점 붉은 빛을 잃어 가고 있다.
어스름해지는 황혼을 바라보며
미래는 알 수 없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빙글빙글 도는 어지러움에 쓰러질 것 같아
의자를 양손으로 잡고 버티느라 팔목이 저려왔다.
이글거리는 석양이 나를 쳐다보며 유혹한다.
난 불나방이 되어 산자락에 걸려있는 황혼 빛 속으로 뛰어들어
하나뿐인 목숨을 내어주고는 사랑을 구하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에 몸을 떤다.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의 불을 훔쳐 인간에게 준 이유로
산꼭대기에 매달려 밤에는 불에 데워 목말라 하고
낮에는 독수리에게 간을 뜯기는 고통을 당했다.
간은 밤이 되면 다시 만들어지고 날이 밝으면 무서운 고통에
또 시달리는 낮이 반복된다.
죽지도 못하고 영원히 이어지는 고통을 벗어 날 방법이 없는
프로메테우스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죽지 못해 사는 나와
무엇이 다른 건가?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지나간 일을 돌이키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있을 가?
나만 생각하는 것이...
나만 기억하는 것이 비밀이 될 수 있는 가?
그녀를 생각하면 쭈뼛해질 만큼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머릿속이 뒤죽박죽 뒤엉킨 환영들이 나를 괴롭힌다.
그녀는 가을이면 붉은 립스틱을 바르고
무릎을 살짝 덮는 플라워 양서링 스커트에
유니크 한 패턴의 우아한 갈색 블라우스를 입고
빨간 힐을 즐겨 신었다.
주말이 되면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도시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바흐의 음악이 흐르는 카페에서
우아하게 커피 잔을 들어 향기를 맡으며 또래들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눌 만도 한데...
그녀는 신세대 여성들의 삶을 벗어나 상당산성의
옛길 걷기를 좋아했다.
남쪽에서 시작된 아름다운 단풍이 산성을 점령하기 시작하면
파란하늘의 강렬한 붉은 빛이 흰 구름을 뚫고
살랑바람에 따스함을 싣고 긴 겨울을 준비하라고 속삭인다.
시민단체에서는 겨울이 오기 전에 범죄예방 차원에서
어두운 골목에 CCTV 설치를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대선 후보 경선이 우선이라며 민생에는 관심도 없다.
열악한 조건으로 범죄현장을 오가는 경찰들이
탐문 수사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찌들고 힘든 사람들과
실랑이 하느라 애쓴다며 그녀는 나를 만날 때 마다 위로했다.
산성에 오르면 나무벤치를 찾아 앉은 후 나에게 자신의
무릎을 베고 누워 고운 들녘을 비추며
곧 어둠속으로 사라질 황혼을 아무 생각도하지 말고 감상하라고 했다.
누워서 올려다보면 하늘 보다 먼저
맑고 깨끗한 그녀의 눈동자가 보였다.
주황 파랑 노랑의 빛을 받은 흰 구름이 영롱한 날개옷을
입은 선녀가 춤을 추듯 그녀의 검은 눈동자에 담겨져 있다.
행복한 나는 육십이 넘어도 지금처럼 사랑하는 사람의
무릎을 베고 누워 세상에 감사하며 살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다 바보처럼 지금 보고 있는 황홀한 정경을
죽기 전에 앞으로 몇 번이나 바라보게 될까를 생각했다.
대자연에 대해 관심도 없으면서
눈앞에 펼쳐진 자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깨달았다.
삶에 찌든 시간에서 벗어나 황혼의 노란 빛을 감상하고 있는
지금의 행운은 나에게는 사치가 아닌가를 생각했다.
더욱 한심 한 것은 행복에 넘쳐
그녀에게 지금의 심정을 말하고 말았다.
우리가 함께 보는
이 아름다운 대자연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 가? 라고 말한 것이다.
시간이 흐른 후에 서편에 지는 황혼을 다시 볼 수는 있어도
지금과 똑 같은 감동은 가질 수 없을 걸...이라고 그녀가 말 했다.
그건 사실이다.
그녀는 내 손을 잡으면서 눈을 감았다.
그녀가 기도하는 것 같아
무슨 기도를 했냐고 내가 물었다.
사랑하게 해 주세요. 라고...
그녀가 말했다.
이 말도 사실이다.
난 사랑하게 되었다.
어둑해진 산성을 내려오는 길에 그녀는 종교가 없다고 했다.
뜬금없이 인간의 폭력성과 존재적 불안감을 잘 표현한
프랜시스 베이컨을 무척 좋아 한다고 했다.
난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어 듣기만 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가 화가라는 것을 알았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난 베이컨은 베를린을 거쳐
파리로 건너가 피카소와 막스 에른스트의 작품을 보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는 것을 들려주었다.
베이컨의 그림에는 방황과 고통이 들어 있어
고독이 묻어나면서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고 했다.
내가 조금 전 나온 현관에 들어서면
그녀가 전시회에 출품하기 위해 그린 첫 작품이 걸려있다.
거실 정면에 포도주와 양모를 차지하려는 물욕과
프랑스의 왕위를 요구하는 에드워드 3세가 일으킨 100년 전쟁의
영웅 잔 다르크의 그림이다.
난 그 날을 또렷이 기억한다.
잔 다르크의 그림을 보는 순간
여인의 몸으로 권위와 권력에 굴하지 않은 영웅과 나를 비교했다.
사랑하는 그녀를 지키지 못하고 의미 없는 하루를 살아가는 나는
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실에서 주방으로 향하는 오른쪽 책장에는
각종 상패와 상장이 밑에서 위까지 꽉 들어차 있다.
피곤이 몰려 지친 나는
경찰배지와 권총 수갑 그리고 핸드폰을 주방 식탁에 올려놓았다.
순간 죽고 싶다는 생각이 그녀를 꿈에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바뀐다.
안방 문을 열자 벽마다 수채화 그림이 붙어있다.
방에는 많은 액자들이 걸 곳이 없어 겹겹이 포개져 있다.
조심스럽게 액자 사이를 지나
옷을 입은 채 눈처럼 흰 침대 보 위에 쓰러졌다.
아침이 되자 동쪽 창으로 들어온 태양빛이 주방 식탁을 비춘다.
뿌연 먼지 위에 올려 진 핸드폰이 쉬지 않고 울어 댄다
이선희의 알 수 없어요. 컬러링 소리에 벌떡 일어나 거실로 나온다.
나는 갑자기 천장이 내려앉으며 빠르게 도는 사방의 벽 때문에
방향 감각을 잃고 쓰러진다.
핸드폰을 잡는 다는 것이 권총을 잡고는 주방 바닥으로 꼬꾸라졌다.
어릴 적 딱 한번 아빠 손을 잡고 놀이동산에 가서
회전목마를 탄 적이 있었다.
아침저녁으로 보았던 내 집 천정이
가물 한 기억 저편 회전목마 보다 수 백 배나
빠르게 머리 위에서 쌩쌩 맴돌아
내가 어디에 있는 지 무었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몸을 가눌 수 없는 심한 어지럼증에 구역질이 났다.
누워 있는데도 머리와 팔 다리가 따로따로 떨어져 나가
심장 주변을 맴도는 것이
태양을 중심으로 도는 우주를 연상시켰다.
빙글 빙글 도는 천장을 바라 볼 수 없어 눈을 감자
혼자라는 외로움이 밀려와 숨을 쉬기 힘들어졌다.
난 손에 든 권총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었다.
내 몸이 분해되어 손목 보다 빠르게 앞서 도는
어깨 위 관자놀이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순간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
누군가 빠르게 달려오면서 내 손을 발로 찼다.
“탕” 소리가 나더니
냉장고에서 헬륨가스 세는 소리가 들렸다.
난 누워서 빙빙 도는 천장과
반대로 돌고 있는 남자를 바라본다.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청소년 여러분 꿈은 꾸는 자의 것입니다.)
뭉크미술 원장님이 보내주신 작품입니다.
제목 : 연재소설 아서라
지은이 : 文奉志洪
프롤로그
때로는 일기장에 내 얘기도 쓰시나요.
나를 만나 행복했나요.
나의 사랑을 믿나요.
난, 그대 생각 하다 보면
모든 게 궁금해요.
휴대폰 컬러링이 쉬지 않고 울렸다.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심한 어지러움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졌다.
이마에 맺힌 땀을 옷소매로 닦으며 천천히 정원으로 나왔다.
마당에 심은 단풍나무가 붉게 물들어 있고,
어느새 핀 노랑, 흰 국화가 바람에 일렁인다.
비취빛 가을하늘 저편에 흰 구름이 조각배 모양 떠있다.
깎아지른 바위에 걸린 태양이 주변을 온통 황금색으로
수놓으면서 점점 붉은 빛을 잃어 가고 있다.
어스름해지는 황혼을 바라보며
미래는 알 수 없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빙글빙글 도는 어지러움에 쓰러질 것 같아
의자를 양손으로 잡고 버티느라 팔목이 저려왔다.
이글거리는 석양이 나를 쳐다보며 유혹한다.
난 불나방이 되어 산자락에 걸려있는 황혼 빛 속으로 뛰어들어
하나뿐인 목숨을 내어주고는 사랑을 구하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에 몸을 떤다.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의 불을 훔쳐 인간에게 준 이유로
산꼭대기에 매달려 밤에는 불에 데워 목말라 하고
낮에는 독수리에게 간을 뜯기는 고통을 당했다.
간은 밤이 되면 다시 만들어지고 날이 밝으면 무서운 고통에
또 시달리는 낮이 반복된다.
죽지도 못하고 영원히 이어지는 고통을 벗어 날 방법이 없는
프로메테우스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죽지 못해 사는 나와
무엇이 다른 건가?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지나간 일을 돌이키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있을 가?
나만 생각하는 것이...
나만 기억하는 것이 비밀이 될 수 있는 가?
그녀를 생각하면 쭈뼛해질 만큼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머릿속이 뒤죽박죽 뒤엉킨 환영들이 나를 괴롭힌다.
그녀는 가을이면 붉은 립스틱을 바르고
무릎을 살짝 덮는 플라워 양서링 스커트에
유니크 한 패턴의 우아한 갈색 블라우스를 입고
빨간 힐을 즐겨 신었다.
주말이 되면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도시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바흐의 음악이 흐르는 카페에서
우아하게 커피 잔을 들어 향기를 맡으며 또래들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눌 만도 한데...
그녀는 신세대 여성들의 삶을 벗어나 상당산성의
옛길 걷기를 좋아했다.
남쪽에서 시작된 아름다운 단풍이 산성을 점령하기 시작하면
파란하늘의 강렬한 붉은 빛이 흰 구름을 뚫고
살랑바람에 따스함을 싣고 긴 겨울을 준비하라고 속삭인다.
시민단체에서는 겨울이 오기 전에 범죄예방 차원에서
어두운 골목에 CCTV 설치를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대선 후보 경선이 우선이라며 민생에는 관심도 없다.
열악한 조건으로 범죄현장을 오가는 경찰들이
탐문 수사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찌들고 힘든 사람들과
실랑이 하느라 애쓴다며 그녀는 나를 만날 때 마다 위로했다.
산성에 오르면 나무벤치를 찾아 앉은 후 나에게 자신의
무릎을 베고 누워 고운 들녘을 비추며
곧 어둠속으로 사라질 황혼을 아무 생각도하지 말고 감상하라고 했다.
누워서 올려다보면 하늘 보다 먼저
맑고 깨끗한 그녀의 눈동자가 보였다.
주황 파랑 노랑의 빛을 받은 흰 구름이 영롱한 날개옷을
입은 선녀가 춤을 추듯 그녀의 검은 눈동자에 담겨져 있다.
행복한 나는 육십이 넘어도 지금처럼 사랑하는 사람의
무릎을 베고 누워 세상에 감사하며 살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다 바보처럼 지금 보고 있는 황홀한 정경을
죽기 전에 앞으로 몇 번이나 바라보게 될까를 생각했다.
대자연에 대해 관심도 없으면서
눈앞에 펼쳐진 자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깨달았다.
삶에 찌든 시간에서 벗어나 황혼의 노란 빛을 감상하고 있는
지금의 행운은 나에게는 사치가 아닌가를 생각했다.
더욱 한심 한 것은 행복에 넘쳐
그녀에게 지금의 심정을 말하고 말았다.
우리가 함께 보는
이 아름다운 대자연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 가? 라고 말한 것이다.
시간이 흐른 후에 서편에 지는 황혼을 다시 볼 수는 있어도
지금과 똑 같은 감동은 가질 수 없을 걸...이라고 그녀가 말 했다.
그건 사실이다.
그녀는 내 손을 잡으면서 눈을 감았다.
그녀가 기도하는 것 같아
무슨 기도를 했냐고 내가 물었다.
사랑하게 해 주세요. 라고...
그녀가 말했다.
이 말도 사실이다.
난 사랑하게 되었다.
어둑해진 산성을 내려오는 길에 그녀는 종교가 없다고 했다.
뜬금없이 인간의 폭력성과 존재적 불안감을 잘 표현한
프랜시스 베이컨을 무척 좋아 한다고 했다.
난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어 듣기만 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가 화가라는 것을 알았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난 베이컨은 베를린을 거쳐
파리로 건너가 피카소와 막스 에른스트의 작품을 보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는 것을 들려주었다.
베이컨의 그림에는 방황과 고통이 들어 있어
고독이 묻어나면서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고 했다.
내가 조금 전 나온 현관에 들어서면
그녀가 전시회에 출품하기 위해 그린 첫 작품이 걸려있다.
거실 정면에 포도주와 양모를 차지하려는 물욕과
프랑스의 왕위를 요구하는 에드워드 3세가 일으킨 100년 전쟁의
영웅 잔 다르크의 그림이다.
난 그 날을 또렷이 기억한다.
잔 다르크의 그림을 보는 순간
여인의 몸으로 권위와 권력에 굴하지 않은 영웅과 나를 비교했다.
사랑하는 그녀를 지키지 못하고 의미 없는 하루를 살아가는 나는
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실에서 주방으로 향하는 오른쪽 책장에는
각종 상패와 상장이 밑에서 위까지 꽉 들어차 있다.
피곤이 몰려 지친 나는
경찰배지와 권총 수갑 그리고 핸드폰을 주방 식탁에 올려놓았다.
순간 죽고 싶다는 생각이 그녀를 꿈에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바뀐다.
안방 문을 열자 벽마다 수채화 그림이 붙어있다.
방에는 많은 액자들이 걸 곳이 없어 겹겹이 포개져 있다.
조심스럽게 액자 사이를 지나
옷을 입은 채 눈처럼 흰 침대 보 위에 쓰러졌다.
아침이 되자 동쪽 창으로 들어온 태양빛이 주방 식탁을 비춘다.
뿌연 먼지 위에 올려 진 핸드폰이 쉬지 않고 울어 댄다
이선희의 알 수 없어요. 컬러링 소리에 벌떡 일어나 거실로 나온다.
나는 갑자기 천장이 내려앉으며 빠르게 도는 사방의 벽 때문에
방향 감각을 잃고 쓰러진다.
핸드폰을 잡는 다는 것이 권총을 잡고는 주방 바닥으로 꼬꾸라졌다.
어릴 적 딱 한번 아빠 손을 잡고 놀이동산에 가서
회전목마를 탄 적이 있었다.
아침저녁으로 보았던 내 집 천정이
가물 한 기억 저편 회전목마 보다 수 백 배나
빠르게 머리 위에서 쌩쌩 맴돌아
내가 어디에 있는 지 무었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몸을 가눌 수 없는 심한 어지럼증에 구역질이 났다.
누워 있는데도 머리와 팔 다리가 따로따로 떨어져 나가
심장 주변을 맴도는 것이
태양을 중심으로 도는 우주를 연상시켰다.
빙글 빙글 도는 천장을 바라 볼 수 없어 눈을 감자
혼자라는 외로움이 밀려와 숨을 쉬기 힘들어졌다.
난 손에 든 권총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었다.
내 몸이 분해되어 손목 보다 빠르게 앞서 도는
어깨 위 관자놀이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순간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
누군가 빠르게 달려오면서 내 손을 발로 찼다.
“탕” 소리가 나더니
냉장고에서 헬륨가스 세는 소리가 들렸다.
난 누워서 빙빙 도는 천장과
반대로 돌고 있는 남자를 바라본다.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청소년 여러분 꿈은 꾸는 자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