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에
文奉志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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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08:24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게 한
뭉크미술 원장님이 보내주신 작품입니다.
제목 : 아서라
지은이 : 文奉志洪
제 10 화 : 멍에
이슬을 먹은 약초는 신비한 힘으로 사람을 살리고,
이슬을 먹은 뱀은 독으로 사람을 상하게 한다.
기영이는 정확히 듣고 알고 싶어 아빠를 졸랐다.
“아빠, 이제 철부지 아이가 아니니까?
믿고 가슴에 지니고 살았던 지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한숨만 쉬다가 집을 나가는 아버지의 뒤를 기영이가 쫒아갔다.
여수 밤바다는 사람을 울리기도 하지만,
가슴까지 시원하게 파고드는 파도소리는 사람을 감동시킨다.
방파제에 파도가 심하게 밀려왔다.
바위에 부딪쳐 부서지면서 수많은 물방울을 만들었다.
평온한 물결은 흐트러진 물방울들을 모아
아무 일도 아닌 듯 바다로 안고 나간다.
아빠는 기영에게 25살 터울의 누나가 있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려서부터 감성이 풍부한 누나는 자고 일어나면
꿈 이야기를 자주 했다며 아빠는 눈시울을 적신다.
난 가수가 될 거야 하다가 영화배우가 되고 싶어
하면서 많은 옷을 입었다 벗었다 수선을 피우더니...
하루는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어야지 하던 누나가 그림을
그리면서 화가로 꿈을 굳히고 미술학원을 다녔다.
유난히 뜨거운 어느 날,
정신병원 부지로 사용하고 있는 땅을 자신에게 헐값으로
넘기지 않으면 딸이 무사하지 못할 거라는 협박을 받았다.
덩치 3명이 아빠가 운영하는 제재소 사무실을 찾아와
경찰서에 신고하면 딸을 다시는 볼 수 없을 거라면서
딸이 다니는 화실에서 그림 그리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다.
일주일 여유를 주겠다면서 자신들의 말만 하고는 사무실을 나갔다.
차번호를 외워 뒷조사를 하고 나서 태권도를 함께 수련한
체육대학 동창 강세종에게 도움을 청하고 둘이서 그들이 운영하는
카바레를 급습해 많은 조직원들을 때려 눕혔다.
친구가 여수를 떠나고 나서
다시 깡패들이 사무실을 찾아와 싸움으로 아빠를 이길 수
없다면서 싸울 생각이 없다면서 사진 두 장을 보여주었다.
어떤 방법으로 사진을 찍었는지 모르지만,
우유 빛 피부의 9살 어린 딸이 알몸으로
샤워하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연주는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완벽해서 미성년자를 찾는
외국 사창가에 팔면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면서
자신들이 가져온 대출서류와 각서에 사인을 해서 카바레로
직접 가져 오라는 소름끼치는 협박을 했다.
부인을 잃고 어린 딸에게 모든 것을 건 기수는
땅을 넘겨주고 제재소를 팔아 여수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누나 연주를 청주 세종의 집에 맡기고 주변을 정리했다.
유흥업소들이 모여 불야성을 이룬 시내 곳곳이 관광객들의
웃음소리로 넘쳤다.
기수가 캬바레 입구에 다가가자 건장한 사내가 인사를 하더니
좁은 통로 안쪽에 있는 사무실로 안내를 했다.
넓은 소파에 앉아 있던 처음 보는 두 명의 남자가 인사도 없이
손바닥을 흔들면서 서류 봉투를 달라고 했다.
앉으라는 말도 없이 도장을 찍고 사인을 한 서류를
꼼꼼하게 챙겨보던 사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뒤에서 갑자기 몽둥이로 정강이를 때리는
바람에 다리가 부러지면서 무릎을 꿇게 되었다.
오른쪽 사내가 일어서면서 서류는 완벽하니 이제 우리 업소를
박살내 전국으로 망신을 준 너와
내가 데려 온 놈은
우리와 다시는 만나지 못할 길을 가는 거야. 알았나?
“네 놈 친구가 머무는 곳이 어딘지 말해.”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놈 말할 놈 같지 않으니 데리고 나가 실컷 패주고
바다에 수장시켜.“
두 명이 부축하고 나가려 하는데.
기수가 말했다.
“죽어서 귀신이 되어 찾아오게 이름 석 자 알려주시오.”
남자는 자식 배짱 하나는 좋네 하더니...
“원장님 이름은 알 필요가 없고 내가 그 유명한 이기소요.”
“ㅎㅎㅎ,”
“ㅎㅎㅎ”
얼마나 얻어맞았는지,
내가 누구며, 살아 있는 건지, 죽어 지옥 형벌을 받는 건지...
갑자기 차가운 물이 온 몸을 감싸 제대로 숨을 쉬지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한 상태에서 어디론가 옮겨져 가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의 엄마를 운명적으로 만났다고 했다.
어둑해진 해안에 파도소리가 더욱 사나워졌다.
외진 곳에서 물질을 하느라 오가는 사람들이 없어
의지할 것은 머리의 전등 하나다.
복례는 자신 보다 무거운 남자를 업고 울퉁불퉁한 바위를
밟고 걷느라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등에서 풍기는 피 비릿 내는 사내를 내던지고 싶을 정도로
오한과 공포를 가져왔다.
힘들게 물에서 꺼냈는데 살인 누명을 쓰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괜한 짓을 했다는 후회가 몰려들었다.
잠수로 수확한 수산물을 나르는 유일한 운송 수단인
리어카를 보자 그나마 안심이 되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우선 남자가 숨을 쉬나 확인했다.
무엇을 해야 하나 병원은 너무 멀고,
차가 없으니 택시를 불러야 하는데...
병원비는 내가 부담해야 하는 건가?
먹고 실기도 힘든데 이게 무슨 짓인지...
이런 저런 생각이 교차하면서 복례는 눈물부터 흘렸다.
박복한 년 부모를 잃고 찌든 가난에 서방복도 없는 년이
쓸데없이 돈 드는 일을 만들었으니...
힘들게 리어카를 끌면서 적막하고 컴컴한 밤에 아무도 없는
바닷가에서 달빛을 처량하게 받으며 흑흑 소리 내어 울며
움막이나 다름없는 좁은 집으로 사내를 옮겼다.
두 눈이 퉁퉁 부었고 입언저리가 터진 곳에 부러진 이빨이
붙어 있고 한쪽 다리가 부러져 접혀 있었다.
곧 남자가 죽을 것 같아 경찰에 신고부터 하자고 일어서려는데
남자가 힘들게 말을 했다.
경찰에 알리면 자신을 죽이려고 하던 자들이 먼저 와
우리 두 사람을 죽일 거니 자신의 친구에게 먼저 전화를 해
도움을 청하라고 하면서 전화번호를 알려 주었다.
복례는 알았다고 남자를 진정시키고 한 시간 반을 걸어 나와
청주 강세종 이라는 사람에게 전화로 사정 이야기를 하고
마을에서 한참 떨어진 자신의 집을 자세히 설명했다.
기수는 서류를 넘기기 전에 여수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을 것 같다면서
재산을 정리 할 동안 딸 연주를 맡아 달라고 청주에 왔었다.
세종은 복례의 전화를 받고나서 철중에게 아빠가 며칠 동안
멀리 출장을 가니 당분간 기준이를 불러 연주를 돌보면서
집에서 같이 학교를 다니라고했다.
3시간 반 만에 도착한 세종이는 친구의 몸 상태를 살폈다.
이가 7개가 뽑혔고 갈비뼈 4개 골절에 오른 다리가 부러졌지만
운동으로 다져진 몸이라 생명에는 지장이 없어 복례에게
물질을 하지 못한 충분한 사례를 했다.
금전에 얽힌 사건이 일어난 내용을 들려주면서,
여수의 범죄 조직과 고리대금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자
복례도 자신의 지난 원한을 이야기 하면서 도와주겠다고 했다.
조직이 방대해 기수가 완치 될 때까지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고 했다.
기수가 죽은 줄 아는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복례도
신상에 위해를 받을 수 있으니 조심하면서
몸이 쾌차 될 때 까지 간호를 부탁했다.
세종이는 3일 동안 카바레 중심으로 드나드는 사람들을
면밀히 살폈다.
넓은 지역을 지배하는 관계로 4명이 저녁 8시부터
영업하는 상점을 돌면서 돈을 갈취해 밤12시에 사무실에
입금시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토바이로 수금사원의 뒤를 쫒던 세종은 11시 30분 쯤 점포에서 돈을 받고
나오는 4명을 불러 세워 두들겨 패고는 수금 가방을 빼앗았다.
집한 채 살만한 돈이 들어있었다.
이틀 동안 다시 동태를 살폈다.
수금 하는 자들이 바뀌고 인원도 7명으로 늘어났다.
같은 시간대에 세종은 검은 헬멧을 쓰고 7명을 두들겨 패고는
다시 수금 가방을 챙겼다.
그 돈으로 복례와 세종이를 사람이 많은 읍내 쪽 단독주택을
구입해 옮기고 전화기와 운동기구들을 마련해 주었다.
다음 날 오토바이를 카바레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곳에 세워두고
카바레 동향을 살피려고 헬멧을 벗으려는데,
다섯 명의 험상궂은 남자들이 나타났다.
주변을 탐문하면서 수상한 오토바이가 최근 자주
나타났다는 것을 알고 거리를 돌아다니던 중에
오토바이를 탄 낯선 세종이를 만난 거다.
두 명은 야구 방망이를 들고 세 명은 검은 봉지를 손에 들고 있다.
사내들이 조직원들을 부른다면 숫자로 불리하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 상대를 살피지 않고 덤빈 것이 화근이 되었다.
세종이가 움직이자 수금원들을 습격한 자가
헬멧을 썼다는 것을 알고 준비한 세 명이 동시에
검은 봉지를 공중으로 높게 흔들었다.
봉지에는 흰 밀가루가 들어있었다.
뿌려진 밀가루가 헬멧 유리에 하얗게 묻어 시야를 방해했다.
기회다 싶은 두 명이 야구방망이를 휘둘렀다.
허리를 때리자 뚝 하면서 통증이 밀려와
세종이가 중심을 잃고 땅 바닥에 쓰러졌다.
다른 한명이 빠르게 머리를 향해 야구 방망이를 휘둘렀다.
전화위복이라 해야 할지 휘두른 방망이가 뿌연 헬멧유리를
걷어내 세종이의 시야를 밝게 했다.
세종은 앉으면서 뒤돌려 후려치기로 방망이든 사내의 정강이를
걷어차 넘어트리고는 일어나면서 헬멧으로 다른 한명의 턱을
들이 받자 상대가 거품을 품고 자빠졌다.
허리에 통증이 심해지자,
세종은 바닥의 방망이를 들고 세 명을 향해 사정없이 가격하고는
빠르게 오토바이 시동을 걸고 그곳을 빠져 나왔다.
뭉크미술 원장님이 보내주신 작품입니다.
제목 : 아서라
지은이 : 文奉志洪
제 10 화 : 멍에
이슬을 먹은 약초는 신비한 힘으로 사람을 살리고,
이슬을 먹은 뱀은 독으로 사람을 상하게 한다.
기영이는 정확히 듣고 알고 싶어 아빠를 졸랐다.
“아빠, 이제 철부지 아이가 아니니까?
믿고 가슴에 지니고 살았던 지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한숨만 쉬다가 집을 나가는 아버지의 뒤를 기영이가 쫒아갔다.
여수 밤바다는 사람을 울리기도 하지만,
가슴까지 시원하게 파고드는 파도소리는 사람을 감동시킨다.
방파제에 파도가 심하게 밀려왔다.
바위에 부딪쳐 부서지면서 수많은 물방울을 만들었다.
평온한 물결은 흐트러진 물방울들을 모아
아무 일도 아닌 듯 바다로 안고 나간다.
아빠는 기영에게 25살 터울의 누나가 있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려서부터 감성이 풍부한 누나는 자고 일어나면
꿈 이야기를 자주 했다며 아빠는 눈시울을 적신다.
난 가수가 될 거야 하다가 영화배우가 되고 싶어
하면서 많은 옷을 입었다 벗었다 수선을 피우더니...
하루는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어야지 하던 누나가 그림을
그리면서 화가로 꿈을 굳히고 미술학원을 다녔다.
유난히 뜨거운 어느 날,
정신병원 부지로 사용하고 있는 땅을 자신에게 헐값으로
넘기지 않으면 딸이 무사하지 못할 거라는 협박을 받았다.
덩치 3명이 아빠가 운영하는 제재소 사무실을 찾아와
경찰서에 신고하면 딸을 다시는 볼 수 없을 거라면서
딸이 다니는 화실에서 그림 그리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다.
일주일 여유를 주겠다면서 자신들의 말만 하고는 사무실을 나갔다.
차번호를 외워 뒷조사를 하고 나서 태권도를 함께 수련한
체육대학 동창 강세종에게 도움을 청하고 둘이서 그들이 운영하는
카바레를 급습해 많은 조직원들을 때려 눕혔다.
친구가 여수를 떠나고 나서
다시 깡패들이 사무실을 찾아와 싸움으로 아빠를 이길 수
없다면서 싸울 생각이 없다면서 사진 두 장을 보여주었다.
어떤 방법으로 사진을 찍었는지 모르지만,
우유 빛 피부의 9살 어린 딸이 알몸으로
샤워하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연주는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완벽해서 미성년자를 찾는
외국 사창가에 팔면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면서
자신들이 가져온 대출서류와 각서에 사인을 해서 카바레로
직접 가져 오라는 소름끼치는 협박을 했다.
부인을 잃고 어린 딸에게 모든 것을 건 기수는
땅을 넘겨주고 제재소를 팔아 여수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누나 연주를 청주 세종의 집에 맡기고 주변을 정리했다.
유흥업소들이 모여 불야성을 이룬 시내 곳곳이 관광객들의
웃음소리로 넘쳤다.
기수가 캬바레 입구에 다가가자 건장한 사내가 인사를 하더니
좁은 통로 안쪽에 있는 사무실로 안내를 했다.
넓은 소파에 앉아 있던 처음 보는 두 명의 남자가 인사도 없이
손바닥을 흔들면서 서류 봉투를 달라고 했다.
앉으라는 말도 없이 도장을 찍고 사인을 한 서류를
꼼꼼하게 챙겨보던 사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뒤에서 갑자기 몽둥이로 정강이를 때리는
바람에 다리가 부러지면서 무릎을 꿇게 되었다.
오른쪽 사내가 일어서면서 서류는 완벽하니 이제 우리 업소를
박살내 전국으로 망신을 준 너와
내가 데려 온 놈은
우리와 다시는 만나지 못할 길을 가는 거야. 알았나?
“네 놈 친구가 머무는 곳이 어딘지 말해.”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놈 말할 놈 같지 않으니 데리고 나가 실컷 패주고
바다에 수장시켜.“
두 명이 부축하고 나가려 하는데.
기수가 말했다.
“죽어서 귀신이 되어 찾아오게 이름 석 자 알려주시오.”
남자는 자식 배짱 하나는 좋네 하더니...
“원장님 이름은 알 필요가 없고 내가 그 유명한 이기소요.”
“ㅎㅎㅎ,”
“ㅎㅎㅎ”
얼마나 얻어맞았는지,
내가 누구며, 살아 있는 건지, 죽어 지옥 형벌을 받는 건지...
갑자기 차가운 물이 온 몸을 감싸 제대로 숨을 쉬지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한 상태에서 어디론가 옮겨져 가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의 엄마를 운명적으로 만났다고 했다.
어둑해진 해안에 파도소리가 더욱 사나워졌다.
외진 곳에서 물질을 하느라 오가는 사람들이 없어
의지할 것은 머리의 전등 하나다.
복례는 자신 보다 무거운 남자를 업고 울퉁불퉁한 바위를
밟고 걷느라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등에서 풍기는 피 비릿 내는 사내를 내던지고 싶을 정도로
오한과 공포를 가져왔다.
힘들게 물에서 꺼냈는데 살인 누명을 쓰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괜한 짓을 했다는 후회가 몰려들었다.
잠수로 수확한 수산물을 나르는 유일한 운송 수단인
리어카를 보자 그나마 안심이 되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우선 남자가 숨을 쉬나 확인했다.
무엇을 해야 하나 병원은 너무 멀고,
차가 없으니 택시를 불러야 하는데...
병원비는 내가 부담해야 하는 건가?
먹고 실기도 힘든데 이게 무슨 짓인지...
이런 저런 생각이 교차하면서 복례는 눈물부터 흘렸다.
박복한 년 부모를 잃고 찌든 가난에 서방복도 없는 년이
쓸데없이 돈 드는 일을 만들었으니...
힘들게 리어카를 끌면서 적막하고 컴컴한 밤에 아무도 없는
바닷가에서 달빛을 처량하게 받으며 흑흑 소리 내어 울며
움막이나 다름없는 좁은 집으로 사내를 옮겼다.
두 눈이 퉁퉁 부었고 입언저리가 터진 곳에 부러진 이빨이
붙어 있고 한쪽 다리가 부러져 접혀 있었다.
곧 남자가 죽을 것 같아 경찰에 신고부터 하자고 일어서려는데
남자가 힘들게 말을 했다.
경찰에 알리면 자신을 죽이려고 하던 자들이 먼저 와
우리 두 사람을 죽일 거니 자신의 친구에게 먼저 전화를 해
도움을 청하라고 하면서 전화번호를 알려 주었다.
복례는 알았다고 남자를 진정시키고 한 시간 반을 걸어 나와
청주 강세종 이라는 사람에게 전화로 사정 이야기를 하고
마을에서 한참 떨어진 자신의 집을 자세히 설명했다.
기수는 서류를 넘기기 전에 여수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을 것 같다면서
재산을 정리 할 동안 딸 연주를 맡아 달라고 청주에 왔었다.
세종은 복례의 전화를 받고나서 철중에게 아빠가 며칠 동안
멀리 출장을 가니 당분간 기준이를 불러 연주를 돌보면서
집에서 같이 학교를 다니라고했다.
3시간 반 만에 도착한 세종이는 친구의 몸 상태를 살폈다.
이가 7개가 뽑혔고 갈비뼈 4개 골절에 오른 다리가 부러졌지만
운동으로 다져진 몸이라 생명에는 지장이 없어 복례에게
물질을 하지 못한 충분한 사례를 했다.
금전에 얽힌 사건이 일어난 내용을 들려주면서,
여수의 범죄 조직과 고리대금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자
복례도 자신의 지난 원한을 이야기 하면서 도와주겠다고 했다.
조직이 방대해 기수가 완치 될 때까지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고 했다.
기수가 죽은 줄 아는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복례도
신상에 위해를 받을 수 있으니 조심하면서
몸이 쾌차 될 때 까지 간호를 부탁했다.
세종이는 3일 동안 카바레 중심으로 드나드는 사람들을
면밀히 살폈다.
넓은 지역을 지배하는 관계로 4명이 저녁 8시부터
영업하는 상점을 돌면서 돈을 갈취해 밤12시에 사무실에
입금시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토바이로 수금사원의 뒤를 쫒던 세종은 11시 30분 쯤 점포에서 돈을 받고
나오는 4명을 불러 세워 두들겨 패고는 수금 가방을 빼앗았다.
집한 채 살만한 돈이 들어있었다.
이틀 동안 다시 동태를 살폈다.
수금 하는 자들이 바뀌고 인원도 7명으로 늘어났다.
같은 시간대에 세종은 검은 헬멧을 쓰고 7명을 두들겨 패고는
다시 수금 가방을 챙겼다.
그 돈으로 복례와 세종이를 사람이 많은 읍내 쪽 단독주택을
구입해 옮기고 전화기와 운동기구들을 마련해 주었다.
다음 날 오토바이를 카바레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곳에 세워두고
카바레 동향을 살피려고 헬멧을 벗으려는데,
다섯 명의 험상궂은 남자들이 나타났다.
주변을 탐문하면서 수상한 오토바이가 최근 자주
나타났다는 것을 알고 거리를 돌아다니던 중에
오토바이를 탄 낯선 세종이를 만난 거다.
두 명은 야구 방망이를 들고 세 명은 검은 봉지를 손에 들고 있다.
사내들이 조직원들을 부른다면 숫자로 불리하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 상대를 살피지 않고 덤빈 것이 화근이 되었다.
세종이가 움직이자 수금원들을 습격한 자가
헬멧을 썼다는 것을 알고 준비한 세 명이 동시에
검은 봉지를 공중으로 높게 흔들었다.
봉지에는 흰 밀가루가 들어있었다.
뿌려진 밀가루가 헬멧 유리에 하얗게 묻어 시야를 방해했다.
기회다 싶은 두 명이 야구방망이를 휘둘렀다.
허리를 때리자 뚝 하면서 통증이 밀려와
세종이가 중심을 잃고 땅 바닥에 쓰러졌다.
다른 한명이 빠르게 머리를 향해 야구 방망이를 휘둘렀다.
전화위복이라 해야 할지 휘두른 방망이가 뿌연 헬멧유리를
걷어내 세종이의 시야를 밝게 했다.
세종은 앉으면서 뒤돌려 후려치기로 방망이든 사내의 정강이를
걷어차 넘어트리고는 일어나면서 헬멧으로 다른 한명의 턱을
들이 받자 상대가 거품을 품고 자빠졌다.
허리에 통증이 심해지자,
세종은 바닥의 방망이를 들고 세 명을 향해 사정없이 가격하고는
빠르게 오토바이 시동을 걸고 그곳을 빠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