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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므파탈

文奉志洪 2 329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게 한
뭉크미술 원장님이 보내주신 작품입니다.

제목 :  아서라
지은이 : 문봉지홍

제 12 화 : 팜므파탈

철중은 술병을 바라보며 힘들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운명의 여인 이야기를...

*연주*

“연주라는 아이와 잠시 사이좋게 지내라고 하면서
집을 떠난 아빠는 보름이 지났지만 아무 연락이 없었지...“

“나와 기준이가 학교를 갔다 오는 동안
오뚝한 코에 우수가 담긴 크고 맑은 눈동자에 이국적인
갈색 머리로 염색한 아이는 그림만 그리고 있었단다.“

눈가에 눈물이 어린 철중은
기억을 더듬으며 말을 이어간다.

나와 기준이가 학교에서 집에 들어서면
오빠들 라면 끓여 드릴게요. 하면서
제법 파도 넣고 계란도 넣어 먹음직스럽게 끓였다.

우리 셋은 마치 남매 인 것처럼 라면 냄비에 젓가락을 넣고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이 라면을 먹었다.

식사 후에 기준이가 설거지를 한다고 해도
어린 연주는 본인이 한다고 했다.

남의 집에서 지내는 만큼 눈치가 보였다는 생각에
난 그러라고 하면서도 나 보다
5살 어린 동생이 대견하고 사랑스러웠다.

그 당시에 기준이와 난 팝송에 빠져있었다.
기준이는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

abc도 모르는 연주에게 무언가 보여주고 잘 해주자는
생각이 앞서 많고 많은 노래 중에 연주에게 내가 배운
비틀즈 노래를 가르쳐 주었다.

Living is easy with eyes closed
두 눈을 감으면 사는 게 쉽다.

이유도 없고, 이 노래가 특별히 좋았던 거도 아니다.

난 운명을 달관 한 어린 왕자가 되어 노래를 불렀다.
내 주변에 있는 아이들은 왜 엄마가 없는 건지...
내 주변의 아이들은 왜 아빠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하는 건지...

연주는 노래를 잘 따라 불렀다.

아빠는 20일 넘어 허리가 아파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태로
집에 오셨다.

오시자마자, 아픈 몸으로 연주와 트렁크 두 개를 힘들게 끌면서
집을 나가셨다.

그리고 일주일 후에 체육관을 후배 관장님에게 넘기셨다.

50일 동안 함께 생활 한 연주가 생각나면 난
늘 비틀즈의 노래를 듣는다.

연주도 날 생각하며 이 노래를 불러 줄까?
연주가 어디로 갔는지 아빠에게 물어보지 않았다.

그때는 마음만 먹으면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어린생각을 가졌다.
세월이 빠르게 흐른다는 것을 그 나이에는 실감하지 못했다.

어른이 되었을 때
추억은 잔잔한 물결처럼 마음에 담겨 있는 것이라 믿었다.

생각나면...
그리우면...
언제나 나만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지난날을 회상하곤 했다.

그 아름다움이 거대한 파도처럼 마음을 흔들지 몰랐다.

난 그 노래를 부르는 여인을 만났지만,
알아보지 못했다.
가까이 있어도 알아볼 수 없다는 것은
내게는 행복으로 작용했지만, 다른 한 사람에게는 아픔이었다는 것을
모르는 채 난 황혼을 맞이하는 운명을 거역하지 못하고 산다.

마약 단속반이 내덕 칠 거리 에서 율량동 방향으로
가구단지 틈새에 형성된 밤 고개 유흥업소에서 마약을 반출 한다는
정보를 입수해 대대적인 합동단속을 요청했다.

마약견을 투입해 방대한 지역을 수색하는 동안 형사 팀들은
개인 차량으로 주변 도로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여인들을 검거하거나
수상한 남자들이 있으면 검문검색을 지원해 달라고 했다.

밤 고개 주유소 골목에 차를 주차시키고 주변을 살피는데
느닷없이 뒷문으로 여인이 올라타더니 급한 목소리로
“아저씨 빨리 가주세요” 했다.

영문을 몰라 주춤하면서 룸미러로 여인을 보았다.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휜 블라우스에 빨간 미니스커트를 입었다.
도발적이고 화려하다는 생각 보다는
고운 얼굴에 잘 어울리는 모습으로 보였다.

직업이 무엇일가? 라는 생각을 하는데...
한심하게 무슨 생각을 하냐는 투로 여인이 목소리를 높였다.

“뭐하세요. 빨리 여기를 빠져 나가자니까요?”
여인은 철중에게 명령조로 소리쳤다.

철중이 시동을 걸자,
여인은 잘했다는 듯이 노래를 흥얼거린다.

Living is easy with eyes closed
두 눈을 감으면 사는 게 쉽다. ~ ~ ~

철중도 아는 노래라 나지막하게 따라 불렀다.

목적지가 정해지지 않아 율량동을 지나 외곽도로를 달렸다.
여인은 불안한지 연실 뒤를 돌아보았다.

낮이었다면 푸른 나뭇가지들이 바람에 흔들리면서
넓고 파란 하늘의 경치를 볼 수 있는 멋진 곳이라는 생각을 했다.

차가 빠르게 달리자 안심이 되는지
앞으로 자세를 바로 잡은 여인이 두리번거리다가 큰소리로 말했다.

“지금 어디 가는 거 에요?“
“수암골 가는 길이 아니잖아요?”

따지듯이 목소리의 톤을 높인 여인을 룸미러로 쳐다보았다.

차창 밖으로 지나치는 거리는 각종 꽃들이 가로수의 불빛을 받아
황홀하게 아름다운 빛을 뽐냈다.
철중은 풍경에 넋을 빼앗길 여유도 없이
산속으로 꺾어진 비포장도로에 차를 사납게 주차시켰다.

고개를 돌려 여인을 마주보았다.
룸미러로 본 것 보다 더 예쁘면서 청순하고
가련해 보이는 여인이 철중을 맑고 고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봐요, 이 차가 택시로 보이나요?”

“아니요,”

“이봐요, 내가 누군지 알고 차를 타셨나요?“

“아니요 급해서 그럴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나에게 어디로 가자고 행선지를 이야기 했나요?”

“아니요 급해서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을 잘 아시잖아요?”

순간 철중은 당황했다.
술집이 즐비한 거리에서 남자를 유혹하기 위한
짧은 치마를 입은 여인이 나타나 하는 말은
순진하기도 하고 세상 물정을 모르는 것 같기도 했다.

철중은 주머니에서 경찰배지를 꺼내 보여주었다.
“강력반 형사입니다.”
“마약단속 지원을 하던 중에 아가씨가 제 차를 타셨습니다.
무슨 이유로 그랬는지 말을 안 해주시면 경찰서에 가서
정식 조서를 꾸며야 할 겁니다.“

경찰이라는 말에 여인은 미소를 지으면서 부드럽게 말했다.

“전 오늘 누군가를 찾기 위해 화려한 화장에 야한 복장을 하고
그곳에 갔는데 갑자기 경찰들이 단속을 나와 잡혀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형사님 차를 무작정 탄 겁니다.“

“그걸 믿으라고요.?”

“못 믿을 걸 왜 물어보셨어요?”
“수암골 제 집에 가면 제 말을 믿을 겁니다.”

“일단 수암골로 가 주세요.
지금부터는 아무 말도 안 하겠습니다.“

짧은 치마로 인하여 하얀 허벅지가 보이는 것을 의식한 여인은
치마를 잡아 당겨 노출된 부분을 가리려하는 모습이 귀엽게 보였다.

철중은 관능적 매력과 아름다움을 갖춘 팜므파탈의 여인이
앞에 앉아 있어 말문이 막힌 멍한 표정이 되었다.

잘 못 질문했다가는 자신이 강박적 구애증후군을 가진
껄떡남으로 보일 가 보아 차의 액셀을 사납게 밟고 출발했다.

우암산 터널을 지나 국립청주박물관을 끼고 지름길을 통해
좁은 통로의 수암골로 들어섰다.

오른쪽에 무단 주차한 차들로 인해 속도를 줄이고 조심하며
운전석 쪽으로 차를 바짝 붙였다.

좁은 골목이라 매일 벌어지는 골목 상황을 잘 아는 여인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차 뒷문을 열고 내렸다.
차를 멈추자 여인은
차에서 내릴 수 없는 철중에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아저씨 훌륭한 경찰은 상대가 말할 때
눈빛을 보고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을 제대로 보고 있어야
두려움과 거짓을 알아차리는 것이랍니다.“

“형사님은 마음이 여린 것이 단점이면서 좋은 점이랍니다.
차에서 내리기 힘든 상황이니 배웅은 사절입니다.
진심으로 고마웠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혀를 길게 내밀며
메롱(버꿍) 이라는 표현을 하고는 차 문을 열어놓고는
빠르게 골목을 향해 뛰어갔다.

운전석으로 차를 너무 많이 붙여 문을 열어도 내릴 수 없고
차를 빠르게 빼자니 여인이 일부러 열고 간 뒷문이
다른 차를 훼손시킬 것 같았다.

차 유리를 내리고 차 뒤에 서서 차가 빠지기를
기다리고 있던 분에게 뒷문을 닫아 달라고 하고
차를 뺀 후에 여인을 찾았지만,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다시 현장으로 왔다.
많은 여인들이 봉고차로 경찰서까지 연행되었다.
새벽 4시까지 수색이 진행되었고 많은 필로폰이 압수되는
쾌거를 거두었다.

6시쯤 잠이 들어 출근 하려고 8시에 일어나는데
심한 어지럼증에 쓰러졌다.
2 Comments
스토리장 01.08 13:18  
그림과 내용이 잘 어울립니다.
상큼하기도 하고 끈적이기도 하네요.
글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 하는지요.
文奉志洪 01.08 18:19  
글 보다 그림이 더욱 생동감이 있죠.
전 글 한편을 쓰는 데는 1시간 정도 소요하고
쓴 글을 5번 이상 읽고 수정 하는 시간이 서너 시간 됩니다.
방금 (오후 6시) 대구에 눈이 날리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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