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빗물 같아요.
文奉志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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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02.12 09:06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게 한
뭉크미술 원장님이 보내주신 작품입니다.
연재소설 : 아서라
지은이 : 文奉志洪
제 17 화 ; 사랑은 빗물 같아요.
혜란은 긴장이 풀어지는 것이 싫어 술을 멀리한다고 했다.
철중은 아버지가 술로 인하여 세상을 떠났다고 믿기에
술을 가급적 가까이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때는 술로 추억을 흐릴 생각이 전혀 없었다.
혜란과 철중은 서로가 자신의 재능에 맞는 직업을
갖고 있다는 것에 항상 감사하면서 바쁘게 지냈다.
어떤 달은 한 달에 한 번 식사하는 것도 빠듯했다.
둘은 자연을 좋아 해 주말이면 숲길 걷기를 즐기다가
끼니를 놓치곤 했다.
도시를 벗어나 상당산성을 올라 새 소리에 귀 기울이며
푸르른 창공과 짙은 녹색에 반해 한참을 머물렀다.
황혼이 되어
서산 바위에 걸친 황금색이 옅은 바람에 실린 흰 구름과
어울려 보랏빛을 연출하는 장관을 보면서 아름답다는 말을
수도 없이 되풀이 하다가 내려왔다.
어둠이 밀려오면서 하늘에서 이슬비를 뿌렸다.
비를 피해 치즈 케이크를 먹으려고 들어 간 카페에서
창밖의 비를 바라보며 깊은 키스를 나누었다.
순간적인 키스가 둘이 알고 있었던
세상의 모든 의미와 가치관을 바꾸어 놓았다.
철중과 혜란이 살고 있는 세상은 저항하기 힘든
어려운 유혹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둘은 충동적인 감정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많은 시간을 노력 했다.
빗방울이 굵어지면서 창틀을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
둘은 서로를 마주 보며 미소 짓다가 다시 입맞춤을 했다.
철중은 혜란과 함께 있으면서
느껴지는 모든 감정이 행복 이라고 믿었다.
혜란은 철중이 없는 다른 곳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행복감 이라는 것을 철중과 있음으로 느꼈다.
세네카는 말했다.
우리에게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하기 때문이라고...
사직동 철중의 집에 들어서자 바람과 빗방울 소리 한가운데에서
철중과 혜란은 옷을 벗어 버리고 서로의 체온을 깊이 나누었다.
영원히 잊지 못할 서로의 얼굴과 손 ...
그리고 살 냄새 그윽한 사랑의 시선을 가슴 속에 간직했다.
5분만 늦었어도 죽었을 거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난
혜란은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사람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했다.
사람은 누구나 타인의 삶 따위에는 신경 쓰지 않고 살다가도
마음이 평온해 지면 동정과 공감을 가진다는 말을 했다.
개인전을 준비한다면서 혜란은 충북대학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아틀리에를 마련 할 때까지 혜란의 이삿짐을 철중이 맡기로 했다.
잠은 절친한 친구 집에서 당분간 해결하겠다고 했다.
청주로 들어가려면 조치원으로 연결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느라 불편했다.
중부고속도로 연계된 서청주가 개통되면서
전국의 투기꾼과 범죄조직들이 청주로 몰려 극성을 부렸다.
급격하게 부상하는 청주에서 살인 사건이 일주일에 세 번 일어나
연기준을 중심으로 수사 본부팀이 꾸려졌다.
잠복근무에 장기 출장이 겹쳐 50일 동안 혜란과 만나지 못했지만,
가끔 있었던 일이라 크게 마음 쓰지 않았다.
출장에서 돌아와 사건파일을 정리하고 있는데,
박근흠 형사가 어깨를 두드리더니 취조실로 가자고 한다.
“어떤 여인이 출장 나가 있는 동안에 매일
자네를 그린 그림을 가지고 와서 만나게 해 달라고 졸랐네.
오늘 또 왔는데 비밀리에 자네를 만났으면 해서 취조실로 안내했네.“
철중은 별 생각 없이 취조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여인은 반가운 표정 반 근심 반이 나타난 얼굴로 철중을 아는 체 했다.
“역시 형사님이시네.”하며 들고 있던 그림을 철중에게 보여주었다.
혜란이 퇴원 하던 날 기타 치는 철중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을 왜 당신이 갖고 있죠?“
“저하고 가장 친한 친구가 그린 그림입니다.
제가 아는 분 같아서 달라고 했답니다.“
흰 블라우스에 살색 톤의 긴 스커트를 입은 세련된 여인을
찬찬히 살피던 철중이 여인을 알아보고 소리를 높였다.
“아 ~~ 수암골에서 날 엿 먹인 여자 분.”
갑자기 여인은 발끈하면서
“누가 엿을 먹여요. 본인이 순진해서 당한 거면서....”
철중은 말문이 막혔지만,
“그건 따지지 말고 사연이나 들어 봅시다.”
“형사님과 여기서 말 하는 것 비밀이 보장되죠.”
“네, 여기서 말 하는 것은 우리 둘만 아는 게 됩니다.”
여인은 밤고개에서 철중의 차를 타고 가면서 뒤를 돌아보며 불안해하던
모습을 재연하듯이 방안을 둘러보더니 조용히 말을 했다.
“제 친구 차혜란 좀 찾아 주십시오.”
“최근에 누군가가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는 말을 하더니,
전화도 받지 않고 집에도 들어오지 않아요.“
“혜란이가 머문다는 집이 당신 집이 였어요?”
철중은 전화기를 꺼내 혜란의 번호를 눌렀다.
전화기는 반복해서 꺼져있다는 멘트 만 들려주었다.
“언제부터 연락이 안 되었습니까?”
“아마 보름은 넘었을 겁니다. 전 형사님과 동거하는 줄 알았습니다.”
“동거를 해도 제 전화를 안 받을 이유가 없기에
궁금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해서...“
철중은 취조실을 나가자고 했다.
단서가 될 만한 것이 있을 지도 모르니
수암골 여인의 집으로 가자고 했다.
어디서 웅얼거리는 환청이
바람을 타고 끝없이 들려온다.
으흐흐흐...윙 ~ ~ 넌 이 사건을 맡지 말았어야 해.
뭉크미술 원장님이 보내주신 작품입니다.
연재소설 : 아서라
지은이 : 文奉志洪
제 17 화 ; 사랑은 빗물 같아요.
혜란은 긴장이 풀어지는 것이 싫어 술을 멀리한다고 했다.
철중은 아버지가 술로 인하여 세상을 떠났다고 믿기에
술을 가급적 가까이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때는 술로 추억을 흐릴 생각이 전혀 없었다.
혜란과 철중은 서로가 자신의 재능에 맞는 직업을
갖고 있다는 것에 항상 감사하면서 바쁘게 지냈다.
어떤 달은 한 달에 한 번 식사하는 것도 빠듯했다.
둘은 자연을 좋아 해 주말이면 숲길 걷기를 즐기다가
끼니를 놓치곤 했다.
도시를 벗어나 상당산성을 올라 새 소리에 귀 기울이며
푸르른 창공과 짙은 녹색에 반해 한참을 머물렀다.
황혼이 되어
서산 바위에 걸친 황금색이 옅은 바람에 실린 흰 구름과
어울려 보랏빛을 연출하는 장관을 보면서 아름답다는 말을
수도 없이 되풀이 하다가 내려왔다.
어둠이 밀려오면서 하늘에서 이슬비를 뿌렸다.
비를 피해 치즈 케이크를 먹으려고 들어 간 카페에서
창밖의 비를 바라보며 깊은 키스를 나누었다.
순간적인 키스가 둘이 알고 있었던
세상의 모든 의미와 가치관을 바꾸어 놓았다.
철중과 혜란이 살고 있는 세상은 저항하기 힘든
어려운 유혹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둘은 충동적인 감정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많은 시간을 노력 했다.
빗방울이 굵어지면서 창틀을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
둘은 서로를 마주 보며 미소 짓다가 다시 입맞춤을 했다.
철중은 혜란과 함께 있으면서
느껴지는 모든 감정이 행복 이라고 믿었다.
혜란은 철중이 없는 다른 곳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행복감 이라는 것을 철중과 있음으로 느꼈다.
세네카는 말했다.
우리에게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하기 때문이라고...
사직동 철중의 집에 들어서자 바람과 빗방울 소리 한가운데에서
철중과 혜란은 옷을 벗어 버리고 서로의 체온을 깊이 나누었다.
영원히 잊지 못할 서로의 얼굴과 손 ...
그리고 살 냄새 그윽한 사랑의 시선을 가슴 속에 간직했다.
5분만 늦었어도 죽었을 거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난
혜란은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사람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했다.
사람은 누구나 타인의 삶 따위에는 신경 쓰지 않고 살다가도
마음이 평온해 지면 동정과 공감을 가진다는 말을 했다.
개인전을 준비한다면서 혜란은 충북대학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아틀리에를 마련 할 때까지 혜란의 이삿짐을 철중이 맡기로 했다.
잠은 절친한 친구 집에서 당분간 해결하겠다고 했다.
청주로 들어가려면 조치원으로 연결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느라 불편했다.
중부고속도로 연계된 서청주가 개통되면서
전국의 투기꾼과 범죄조직들이 청주로 몰려 극성을 부렸다.
급격하게 부상하는 청주에서 살인 사건이 일주일에 세 번 일어나
연기준을 중심으로 수사 본부팀이 꾸려졌다.
잠복근무에 장기 출장이 겹쳐 50일 동안 혜란과 만나지 못했지만,
가끔 있었던 일이라 크게 마음 쓰지 않았다.
출장에서 돌아와 사건파일을 정리하고 있는데,
박근흠 형사가 어깨를 두드리더니 취조실로 가자고 한다.
“어떤 여인이 출장 나가 있는 동안에 매일
자네를 그린 그림을 가지고 와서 만나게 해 달라고 졸랐네.
오늘 또 왔는데 비밀리에 자네를 만났으면 해서 취조실로 안내했네.“
철중은 별 생각 없이 취조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여인은 반가운 표정 반 근심 반이 나타난 얼굴로 철중을 아는 체 했다.
“역시 형사님이시네.”하며 들고 있던 그림을 철중에게 보여주었다.
혜란이 퇴원 하던 날 기타 치는 철중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을 왜 당신이 갖고 있죠?“
“저하고 가장 친한 친구가 그린 그림입니다.
제가 아는 분 같아서 달라고 했답니다.“
흰 블라우스에 살색 톤의 긴 스커트를 입은 세련된 여인을
찬찬히 살피던 철중이 여인을 알아보고 소리를 높였다.
“아 ~~ 수암골에서 날 엿 먹인 여자 분.”
갑자기 여인은 발끈하면서
“누가 엿을 먹여요. 본인이 순진해서 당한 거면서....”
철중은 말문이 막혔지만,
“그건 따지지 말고 사연이나 들어 봅시다.”
“형사님과 여기서 말 하는 것 비밀이 보장되죠.”
“네, 여기서 말 하는 것은 우리 둘만 아는 게 됩니다.”
여인은 밤고개에서 철중의 차를 타고 가면서 뒤를 돌아보며 불안해하던
모습을 재연하듯이 방안을 둘러보더니 조용히 말을 했다.
“제 친구 차혜란 좀 찾아 주십시오.”
“최근에 누군가가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는 말을 하더니,
전화도 받지 않고 집에도 들어오지 않아요.“
“혜란이가 머문다는 집이 당신 집이 였어요?”
철중은 전화기를 꺼내 혜란의 번호를 눌렀다.
전화기는 반복해서 꺼져있다는 멘트 만 들려주었다.
“언제부터 연락이 안 되었습니까?”
“아마 보름은 넘었을 겁니다. 전 형사님과 동거하는 줄 알았습니다.”
“동거를 해도 제 전화를 안 받을 이유가 없기에
궁금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해서...“
철중은 취조실을 나가자고 했다.
단서가 될 만한 것이 있을 지도 모르니
수암골 여인의 집으로 가자고 했다.
어디서 웅얼거리는 환청이
바람을 타고 끝없이 들려온다.
으흐흐흐...윙 ~ ~ 넌 이 사건을 맡지 말았어야 해.